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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의 길 위의 이야기] 중국집 목록

입력
2015.10.2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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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를 다니면서 매번 체크하는 게 있다. 그 동네에 맛있는 중국음식점이 있느냐 하는 것. 밥 해먹기 지겹고 반찬거리도 마땅치 않을 때 전화 한 통이면 휙 하니 달려오는 중국집 배달원은 때로 119 요원보다도 믿음직스럽고 반갑다. 현관 앞에 더덕더덕 붙어있는 전단지들을 함부로 버리지 못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일일이 체크해놓지 않으면 지난번에 시켜먹었던 짬뽕이 A 중국집인지 B 중국집인지 헷갈리기 일쑤다. 그래서 전화기에 입력된 중국집들은 대개 상호가 아니라 ‘짜장면’ ‘짬뽕’ ‘삼선짬뽕’ 등으로 특화되어 있다. 최근에 새로 입력된 중국집은 ‘크림짬뽕’이다. 해물과 면을 볶아 국물 없이 크림소스를 잔뜩 뿌려놓은 건데, 호기심 삼아 시켜먹었다가 반해버렸다. 얼핏 파스타 같기도 하지만, 면이 더 질기고 식감도 더 차지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 꼭 생각날만한 맛이었다. 일반 볶음밥에 카레를 살짝 첨가한 ‘카레볶음밥’도 소소하나마 별미다. 그런 식으로 입력된 메뉴별 중국집 목록이 5~6 군데. 실제로 홀에 들러 먹어본 데는 한 곳도 없다. 정확한 위치도 모른다. 시인과 중국집 주방장은 얼굴 보는 게 아니라는 문단 속설도 있건만, 왠지 앞으로도 직접 들러서 먹게 되진 않을 것 같다. 홀에서 먹은 짜장면이 맛있었던 기억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중국음식은 전화선을 타고 짠하고 나타나야 진짜라고 여전히 믿으니까.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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