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그물에 걸려 구조된 멸종위기종 푸른바다거북 두 마리가 고향인 바다의 품으로 돌아갔다.
방류식이 열린 28일 오전 11시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는 푸른바다거북을 보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아쿠아리스트가 이날의 주인공인 푸른바다거북을 안고 나오자 구경꾼들은 신기해 하며 연신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건강함을 과시하듯 푸른바다거북은 아쿠아리스트 품에서 퍼덕거렸다. 바닥에 내려놓자 이별인걸 아는지 한 동안 가만히 있다 사람들의 환송을 받으며 천천히 바다 속으로 들어갔다.
지난 1년간 푸른바다거북을 보살폈던 양준호(38) 과장은 “더 이상 다치지 말고 넓은 바다에서 건강하게 살아라”며 짧은 작별인사를 건넸다.
이날 방류된 푸른바다거북은 지난해 10월과 11월 각각 부산 송정과 경남 거제 이수도에서 그물에 걸려 구조됐다. 구조 당시 지느러미가 찢어지는 상처를 입고, 탈진·탈수 증상까지 보여 씨라이프(SEA LIFE) 부산아쿠아리움으로 이송돼 봉합수술과 재활치료를 받아왔다. 최근 이들은 활발한 먹이반응을 보이고 혈액검사 결과 정상 수치가 나타나는 등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과 부산아쿠아리움은 푸른바다거북 등에 이동 경로를 분석하기 위해 인공위성 추적 장치를 부착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푸른바다거북 생태 경로를 추적해 바다거북의 분포 지역을 알게 되면 바다거북 보호정책 수립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푸른바다거북은 국제적 멸종위기종 1종이자 해양수산부 지정 보호대상 해양생물이다. 최근 해양오염으로 피해를 보거나 그물에 걸려 익사하는 경우가 많고 해안 개발로 산란장이 줄어 서식지마저 감소하고 있다. 등딱지 밑에 있는 지방질 때문에 녹색으로 보여 푸른바다거북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부산=글ㆍ사진 전혜원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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