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월드컵서 A대표팀 0-1 패배
역대 전적도 1무3패 한 번도 못 꺾어
벨기에 U-17팀은 D조 16강 턱걸이
이승우 "리턴매치 같아… 자신있다"
벨기에는 2014년의 영광을, 한국은 2014년의 설욕을 노린다. ‘동상이몽’의 양팀이 2015 국제축구연맹(FIFA) 17세이하 칠레월드컵 8강으로 가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났다.
최진철(44) 감독이 이끄는 한국 U-17 대표팀과 밥 브로베이스(47) 감독의 벨기에 대표팀은 29일(한국시간) 오전 8시 칠레 라 세레나의 라 포르타다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17세 이하 칠레 월드컵 8강행 티켓을 놓고 정면 충돌한다. 단판승부를 앞둔 양팀은 모두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떠올리고 있다. 벨기에 A대표팀은 브라질월드컵을 통해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데 이어 8강 고지까지 밟았다. 당시 대회 최고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것은 물론 ‘벨기에 축구가 다시 황금기를 맞이했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에당 아자르(24ㆍ첼시FC) 등 벨기에 스타 플레이어들을 유소년때부터 지도해 온 브로베이스 감독에게도 브라질월드컵은 잊지 못할 추억이다. 당시 월드컵에서 호성적을 기록해 FIFA 랭킹을 끌어올리기 시작한 벨기에는 내달 발표 될 FIFA 랭킹 1위를 예약해 놓았다.
반면 최진철호에게 벨기에는 ‘설욕’의 대상이다. 벨기에는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한국에 0-1 패배를 안긴 팀이다. 역대 A대표팀 전적에서도 4전1무3패로 한번도 벨기에를 꺾은 적이 없다.
팀의 에이스 이승우(17ㆍ바르셀로나B) 역시 형님들 대신 벨기에에 설욕하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이승우는 16강전을 앞두고 “어느 팀을 만나든 자신 있다는 생각이었는데, 상대가 벨기에로 정해진 뒤 ‘괜찮다,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면서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을 보면서 벨기에 진 게 아쉬웠는데, 일종의 리턴매치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승우의 호언장담이 빈 말인 것은 아니다. 벨기에 A매치 대표팀이 강팀인 것은 맞지만 U-17팀은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진 못했다. 벨기에는 D조에서 아프리카 말리와 0-0으로 비기고, 중남미 온두라스를 꺾은 뒤(2-1승), 에콰도르에는 패해 (0-2패) 턱걸이로 16강에 진출했다. 벨기에의 U-17 월드컵 본선행은 2007년 한국 대회 이후 8년 만이다. 경험치도 한국보다 부족한 편이다.
반면 최진철호는 파죽지세다. 브라질, 기니, 잉글랜드를 상대로 무패행진을 벌인데다가 조별리그 24개팀 중 유일하게 무실점을 기록할 정도로 견고한 수비를 자랑했다.
다만 득점이 2점에 그쳤다는 것이 아쉽다. 아직까지 득점포를 가동하지 않은 이승우의 활약도 기대해볼 만하다. 이승우는 “골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면서 “준비한 것을 제대로 보여주면서 뛰겠다. 적어도 16강에서 돌아가진 않겠다”라며 필승을 다짐했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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