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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이다' 주원 "주인공보다 변태 할아버지에 끌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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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이다' 주원 "주인공보다 변태 할아버지에 끌려요"

입력
2015.10.27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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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호형기자 leemario@sporbiz.co.kr

배우 주원은 영화 '그놈이다'(28일 개봉)를 연기 활동의 터닝 포인트가 되는 지점에 꽂았다. 주원은 30대를 앞두고 달라져야 함을 깨달았다. 군입대로 인한 활동 공백기를 앞두고 여러 변화들의 시행착오들을 겪고 깨달으며 스스로를 다듬어 가고 있다. 그동안 대중에 보여줬던 모습들이 '그놈이다'를 통해 조금씩 바뀌는 변화들을 볼 수 있겠다고 자신했다. 영화보다 먼저 마친 드라마 '용팔이'도 달라진 주원의 단편을 볼 수 있기도 하다.

-'그놈이다'부터 얘기하자. 단순한 스릴러 장르가 아니더라.

"나 역시 (영화를) 보면서 무섭다 생각했다. 배경이 된 곳이 미더덕 마을로 유명한 부촌(富村)인데 영화에서는 사뭇 다르게 나와 새로웠다."

-영화를 어떻게 봤나.

"다른 작품들보다 유난히 긴장해 전날부터 엄청 떨었다. 볼 때도 전체적으로 보지 못하고 내 것만 봤다. 다만 기존에 익숙한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을 도전했는데 반응이 좋아 다행이다 싶다. 스릴러 장르를 시도했다는 자체가 좋은 도전이었다."

-왜 스릴러였나.

"남자라면 하고 싶은 장르 아닌가. 후반 작업 때도 다시 한번 하길 잘했다고 느꼈다. 영상들을 잠깐 보는데도 나도 이런 영화를 찍었구나 하며 심장이 두근거렸다."

-노동에 지친 얼굴 등 외적 변신이 컸다. 팬들이 원하는 모습은 아닐텐데.

"물론 팬들이 좋아하는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고 중요하다. 하지만 배우라면 영웅도 되고 나쁜 놈도 되고, 멜로도 해야 하지 않을까. 고등학교 연극반 시절 때도 주인공보다 변태 할아버지를 오히려 하고 싶어했다. 여러 가지를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배워 그런가 보다."

-어떻게 변화를 줬나.

"기존 이미지와 달라 더 신경을 썼다. 바닷가 사람으로 보이려 까무잡잡하게 태닝을 엄청 했다. 처음엔 살을 많이 뺐는데 광대가 나와 있고 턱이 얇은 편이라 오히려 예쁘장하게 보였다. 감독님과 상의 후 다시 살을 찌웠다. 운동량을 늘리고 많이 먹으며 덩치를 키웠다. 8kg 정도 찌웠다."

-경상도 사투리도 능숙했다.

"사투리는 정말 외국어 수준이었다. 경상도 출신인 두수 역의 서현우 형이 석달 동안 자기 일처럼 가르쳐줬다. 사투리 대사에 고생하는 걸 보더니 윤준형 감독님이 서울말도 가도 된다고 했지만 장우에게는 사투리가 꼭 필요할 것 같았다. 말해 놓고 후회했지만."

-하나밖에 없는 여동생을 잃은 장우의 감정을 어떻게 잡았나.

"일반적인 슬픔이 아니라고 생각해 감정적으로 힘들었다. 처참한 시체로 발견된 동생을 발견했을 때 어떻게 하지라며 고민을 많이 했다. 감독님으로부터 '감정을 좇기 보다 범인으로 의심되는 사람을 찾는데 중점을 두라'는 말을 들었다."

-유치장 장면에서 분노는 대단했다.

"장우한테 어떤 한 방이 필요한 시점이 필요한 순간 감정이 폭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감정을 매번 같은 상태로 유지하는게 힘들었다. 눈 앞에서 범인을 확인하는 순간 죽이고 싶다는 생각이 진심으로 들었다. 어찌나 힘을 줬는지 수갑이 풀어지고 철창이 휘기도 했다. 테어나 그렇게 많이 운 적도 없다."

-감정의 증폭이 큰 연기를 하고 난 뒤는 어떤가.

"일반적인 감정신과는 달랐다. 한 단계 성장한 느낌이었다. 어디까지 폭발할 수 있을까 나를 놔버렸는데 효과적이었다."

-친한 선배인 유해진과의 호흡은 어땠나.

"작품에서 만남은 처음이다. (유)해진 형은 본인이 나오지 않는 장면도 일일이 체크한다. 감독님께 전화하고 나한테도 물어봤다. 대본을 읽은 뒤 떠오른 생각, 의문 등을 항상 메모해 물어봤다. 자기의 캐릭터가 아니라 작품을 위해 일하는 느낌을 받았다."

-출연작마다 캐릭터 변신이 다양하다.

"20대 때는 잘나고 멋있는 역할이 필요했다. 그런데 나는 어려서부터 다른 것을 해보고 싶은 갈망이 있었다. 막 하고 싶은데 못하는 한계도 있던 때 마침 '그놈이다'가 들어왔다. 180도 달라질 수 없지만 그 과정에 들어서는 작품이었다. 장우는 점차 변하는데 딱 좋은 캐릭터 같았다."

-언제부터 변신을 갈망했나.

"원래는 시험 공부하듯 대본을 파는 스타일이다. 영화 '특수본' 때 성동일 정만식 김정태 선배들이 현장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연기하는 모습에 혼란을 겪었었다. 준비된 연기와 상황에 맞는 연기 중에 뭐가 좋은지 몰랐다. 선배들의 '너만의 스타일을 찾아라'는 조언에 동물적으로 연기해보자 선택한 게 '오작교 형제'들이었다. 지금은 현장의 비중을 둔 스타일로 바뀌었다."

-'용팔이'는 어땠나.

"'그놈이다'를 촬영한 뒤 유해진 형의 연기 방식을 참고해 해봤다. 감독님, (김)태희 누나와 장면마다 얘기하며 찍었다.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시청자와 작품을 위해 안 좋은 모습이면 고칠 애썼다. 태희 누나도 연기 욕심을 엄청 냈는데 제작진, 배우들 모두가 나서 도와줬다."

-내년 군입대를 앞두고 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가기 전까지 작품을 더 할 생각이다. 당분간 '그놈이다'와 '용팔이'와 같은 색깔로 연기하려 한다. 그런 모습들의 대본도 들어오고 있다(웃음)."

이현아 기자 lalala@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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