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조원에 달하는 국민연금을 운용하는 기금운용본부장의 연임 문제를 놓고 보건복지부와 갈등을 빚어 온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결국 자진사퇴했다.
27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최 이사장은 이날 사직서를 제출한 뒤 오후 3시 퇴임식을 열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최 이사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현 정부의 국정철학을 지원하고, 임명권자의 강력한 국민복지 실현 의지 및 국정운영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자진 사퇴를 결정하게 됐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기금이사의 비연임 결정은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의 규정에 따라 이사장에게 부여된 고유한 권한”이라며 “새로운 이사를 선임하려고 했던 것은 국민의 자산을 조금이라도 더 잘 관리할 수 있는 전문가를 영입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였다”고 덧붙였다.
전날까지만 해도 사퇴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던 그가 돌연 자진사퇴를 결정한 데에는 복지부의 계속된 압박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는 정진엽 장관이 공식석상에서 최 이사장의 자진 사퇴를 종용한 데 이어, 26일 “최근 있었던 갈등에 대한 원인을 점검하고 재발방지 등을 위해 공단의 운영 실태를 점검할 계획”이라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한편 최 이사장과 갈등을 빚었던 홍완선 기금운영본부장도 공모를 통해 새로운 기금이사장이 선출되기 직전까지만 자리를 유지하고 공단을 떠날 전망이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ankookil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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