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샛별'들의 수난이 계속된다. 기대를 모았던 신예들이 가을잔치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두산은 지난 2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8-4로 앞선 7회말 무사 1루에서 선발 유희관을 내리고 함덕주(20)를 올렸다. 승리를 지켜내기 위한 '필승조'의 투입이었다. 하지만 함덕주는 첫 타자였던 배영섭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뒤 후속 나바로에게 중월 스리런 홈런을 맞고 고개를 숙였다. 결정적인 순간 추격 점수를 내준 두산은 결국 8-9로 역전패를 당했다.
함덕주는 올해 팀 내에서 가장 많은 68경기에 나와 7승2패 16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3.65로 두산의 허리를 든든하게 지켰다. 하지만 가을에 들어선 '초보'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올해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나선 그는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2경기에 나와 1이닝 1실점했고, NC와 플레이오프에는 2경기에 등판해 1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김태형 두산 감독은 "함덕주는 우리 팀 계투진에서 가장 믿을 만한 선수다. (플레이오프까지는) 본인이 긴장을 좀 했던 것 같은데 이번엔 잘 해줄 것이라 믿는다. 함덕주에게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며 다시 한 번 믿음을 내보였다. 하지만 아직까지 김 감독의 믿음은 응답 받지 못하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1차전에서 패한 뒤 "함덕주의 기용은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 선수가 자신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고민이 된다"며 한숨을 삼켰다. 불펜이 약한 두산으로서는 함덕주마저 첫 가을야구에서 부진을 떨치지 못하면서 고민이 더욱 깊어지게 됐다.
함덕주 뿐 아니다. 이번 가을은 '신예들의 무덤'으로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차세대 마무리 투수로 기대를 모으는 넥센 조상우(21)도 그랬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조상우를 중심으로 마운드를 운용했다. 올 시즌 70경기에 나서 8승5패 19홀드 5세이브 평균자책점 3.09를 기록했던 조상우는 포스트시즌에서 사실상 마무리 투수로 나섰다. SK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3이닝 동안 49개의 공을 던지며 무실점으로 막아내 존재감을 다시 한 번 과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큰 무대에서 중심으로 떠오른 조상우는 기대 밖 난조를 보였다.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 나와 3⅓이닝 동안 5실점하는 등 승부처에서 연거푸 실점을 하며 그대로 무너졌다. 4차전에서는 9-5로 앞선 9회 구원 등판했지만 4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패전 투수가 됐다.
NC 2루수 박민우(22) 역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을야구에서 '실책 악몽'에 울었다. 지난해 LG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평범한 뜬공을 떨어트렸던 그는 올해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송구 실책을 범했다. 3차전에서도 동점 상황에서 결정적인 송구 실책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타석에서는 4경기에서 타율 0.318로 맹타를 휘둘렀지만 '가을 수비 불안'은 아쉽게도 떨쳐내지 못했다.
사진=두산 함덕주(오른쪽). /대구=임민환기자
대구=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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