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어카드 오기 실격 없애는 등
골프규칙 4년간 바뀐 규정 명문화
2016 개정판 골프규칙이 공개됐다. 세계 골프규칙을 제정하는 R&A와 미국골프협회(USGA)는 최근 4년간 바뀐 규칙을 담은 규정집을 27일(한국시간)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앵커링(Anchoring)’의 금지다. 이는 샤프트 끝부분을 배나 가슴에 고정시켜 스트로크하는 앵커드 퍼터 사용을 의미한다. 일명 ‘빗자루 퍼터’라고 불리는데 샤프트의 길이가 일반 퍼터보다 긴 것이 특징이다. 이 같은 퍼팅 스트로크는 2016년 1월 1일부터 금지된다.
박성현(22ㆍ넵스)과 양용은(43)을 울렸던 ‘실격 처리’ 규정도 공식적으로 바뀌었다. 그동안 규칙 위반 사실을 몰라 본의 아니게 벌타를 스코어카드에 적지 않은 경우 ‘스코어카드 오기’로 실격 처리됐다. 박성현이 이 같은 처분을 당한 적이 있다. 그는 지난 8월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서 공동 2위로 1라운드를 마쳤지만, 실격 처리됐다. 그는 당시 경기 후 잘못 기록된 스코어카드를 제출한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리고 경기위원회에 자진 신고했지만, 결과를 되돌릴 수 없었다. 박성현은 “착각을 하고 잘못 기입한 스코어카드를 제출해 버렸다”며 “처음 겪은 일이다. 눈에 뭔가 씌었던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서하경(22ㆍ대방건설)도 7월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실제 타수보다 적게 기입한 스코어카드를 제출해 경기 후 실격 처리됐다. 양용은은 2007년 유럽프로골프투어 겸 아시아프로골프투어 HSBC챔피언스 3라운드 후 스코어카드 오기가 밝혀지면서 실격을 당했다.
R&A와 USGA는 2012년에 이 규칙을 바꿨다. 때문에 일부 선수들이 실격 면제를 받았다. 타이거 우즈(미국)도 그 중 한 명이었다. 그 해 대회서 우즈는 벌타를 미기재한 스코어카드를 제출했지만, 실격 면제 조항을 적용 받아 경기를 계속할 수 있었다. 이 조항은 이번에 명문화됐다. 따라서 더 이상 스코어카드 오기로 실격되는 선수는 나오지 않게 됐다.
경기 중 선수가 보조 기구를 사용했을 경우에는 기존처럼 바로 실격시키는 대신 2벌타를 주는 것으로 벌칙이 경감됐다. 단, 2벌타를 받고도 계속 보조 기구를 사용하면 실격 처리한다.
이 밖에 선수가 어드레스(스윙을 하려고 발 위치를 정하고 공에 클럽 페이스를 겨누는 자세)에 들어간 뒤 볼이 움직였을 때 주어지던 1벌타 조항도 완화됐다. 선수가 볼의 움직임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면 1벌타를 받지 않는다. 이미 대회에서 적용되고 있는 조항이지만, 2016년 개정판에 새롭게 수록됐다.
박종민기자 mi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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