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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개최 18기5중전회 열리는 징시호텔 가보니

입력
2015.10.26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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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기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18기5중전회)가 열리는 장소로 알려진 중국 베이징시 징시호텔 부근이 26일 통제되고 있다. 왼쪽 뒤로 보이는 건물이 징시호텔이다.
제18기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18기5중전회)가 열리는 장소로 알려진 중국 베이징시 징시호텔 부근이 26일 통제되고 있다. 왼쪽 뒤로 보이는 건물이 징시호텔이다.

26일 중국 베이징(北京)시 톈안먼(天安門)광장에서 서쪽으로 7㎞ 떨어진 징시(京西)호텔 앞은 교통 경찰은 물론 무장 경찰과 군인까지 나서 삼엄한 경계를 폈다. 주변 교차로와 연결 도로, 버스 정류장엔 아예 정복을 한 군인들이 10여m 간격으로 도열했다. 전체 구역을 둘러 싼 높은 담장 탓에 자세히 들여다 볼 순 없었지만 ‘중국공산당 만세’라는 빨간색 구호는 여느 호텔과는 다른 곳임을 과시하는 듯 했다. 인민해방군 총참모부가 직접 관리하는 이 곳은 회의 내용을 외부에서 도청할 수도, 외부로 유출하는 것도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곳에서 제18기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18기5중전회)가 개막됐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최고 지도부는 29일까지 이 곳에서 전국에서 올라 온 350여명의 중앙위원 및 중앙 후보위원들과 함께 비공개 비밀 회의를 열고, 앞으로 중국이 나아갈 방향과 경제 청사진을 마련한다.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는 통상 매년 열린다. 그럼에도 이번 18기 5중전회가 특히 주목 받는 것은 중국의 ‘100년 대계’ 성공 여부를 이번 회의를 통해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공산당은 창립 100주년이 되는 2021년까지 전면적인 샤오캉(小康)사회(의식주 걱정 없는 풍요로운 사회)를,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까지 사회주의현대화국가(선진국)를 건설하겠다는 ‘2개의 100년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2020년 국내총생산(GDP)과 1인당 소득을 2010년의 2배로 늘린다는 구체적 수치도 약속한 상태다. 2016~2020년은 이러한 1차 100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마지막 힘을 다해야 할 기간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시 주석은 이번 회의에서 자신의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할 필요가 크다. 지도부 인사가 회의의 주요 안건이 된 이유다. 사실 시 주석 취임 후 반(反)부패 투쟁 과정에서 낙마 및 구속으로 생긴 장차관급 빈 자리는 이미 100여개나 된다. 중화권 매체는 리잔수(栗戰書) 중앙판공청 주임, 류위안(劉源) 인민해방군 총후근부 정치위원, 장여우샤(張又俠) 총장비부 부장, 리시(李希ㆍ랴오닝성) 샤바오룽(夏寶龍ㆍ저장성) 바인차오루(巴音朝魯ㆍ지린성) 천민얼(陳敏爾ㆍ구이저우성) 서기 등 시 주석의 측근들이 이번 회의에서 대거 중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 주석의 측근들이 권력의 전면에 부상할 경우 시 주석은 2017년 말 예정된 5년 임기의 새로운 최고 지도부 구성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이때 현재 7명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중 시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은 모두 연령 제한으로 물러나야 한다. 이번 회의는 2017년 말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초전인 셈이다.

이번 회의의 가장 큰 공식 안건은 ‘국민경제 및 사회 발전에 관한 제13차 5개년(2016~2020년) 계획’을 결정하는 일이다. 중국이 2020년까지 2010년의 2배로 소득을 올리려면 남은 5년 간 적어도 매년 6.5% 안팎의 성장률을 이어가야 하는 만큼 이를 위한 정책과 부양책이 나올 수 있다. 신창타이(新常態ㆍNew Normal) 시대에 따른 중국 경제의 구조조정 등도 다뤄진다.

30여 년간 이어진 한 자녀 정책이 공식 폐기될 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그 동안 한 자녀 정책은 중국의 급속한 인구 증가를 막는 데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지만 남녀 성비 불균형과 노령화로 인한 양로 문제 등 적잖은 사회적 문제를 야기했다.

대기 및 수질 오염 문제와 관련, 어떤 해결책이 제시될 지도 주목된다. 인권 개선, 정치자유, 국제 외교 방면에선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점쳐진다.

회의 결과는 모든 일정이 끝난 뒤 문건 형태로 발표된다. 그러나 일반인은 ‘그들만의 회의’에 큰 관심이 없었다. 택시기사 저우(周)모씨는 “우리 같은 백성들과 정치가 무슨 상관이겠느냐”며 “회의 탓에 차만 더 밀린다”고 투덜거렸다.

글 사진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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