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KRG)는 25일(현지시간)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에 인질로 잡힌 쿠르드족 48명과 이라크 전직 군경 27명을 구출하는 작전 장면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2분여의 동영상에는 요란한 총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한 건물의 방안에 갇혔던 인질 수십명이 쏟아져 나오는 장면이 담겨 있다. 이들은 맨발에 흰색 통 옷을 입고 두 손을 높이 들어올린 채 특수요원들의 엄호를 받으며 황급히 탈출한다.
건물 벽 한 켠에는 IS의 깃발이 붙어 있고, 창문 바깥으로는 크고 작은 불길이 피어 오르는 모습이 보인다. 영상은 작전에 참여한 특수부대 요원의 헬멧에 장착된 카메라로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작전은 KRG의 안보위원회(KRSC) 산하 대테러 부대 CDT와 미 육군 최정예 특수부대 델타포스가 22일 새벽 2시 이라크 북부 키르쿠크 부근 하위자에서 북쪽으로 7㎞ 떨어진 곳에서 이뤄졌다. 이들은 IS가 인질을 가두는 수용소로 쓰는 건물을 급습, 약 2시간 동안 작전을 펴 인질을 대규모로 구해냈다. 미 국방부는 구출된 인질이 69명이라고 발표했다.
KRSC에 따르면 이번 작전에는 CDT 48명과 델타포스 요원 30명이 투입됐다고 밝혔다. 이들 특수요원은 시누크 헬기 3대, 블랙호크 헬기 3대, 다른 침투용 헬기 6대에 나눠 타고 강하 작전을 폈다.
KRSC는 “인질들이 작전 당일 처형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새벽에 구출 작전을 개시했다”며 “구출된 인질들이 IS로부터 ‘오늘이 제삿날’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작전은 CDT가 주도하고 미군이 보조하는 역할이었지만 CDT와 IS 사이에 교전이 벌어져 미군이 개입, IS 조직원 20명을 사살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KRSC는 이번 작전 중 “미군 1명이 숨지고 CDT 3명이 다쳤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군이 이라크에서 IS와 전투에서 사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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