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 옮길까 말까.. 계좌이동제 A to Z
페이인포에서 자동납부 내역 변경.. 급여통장 편법 등록도 가능
이달 말부터 시행되는 계좌이동제의 핵심은 자동이체 내역을 변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7월부터 시작된 계좌이동제 1단계에서는 자동이체통합관리서비스 ‘페이인포’(www.payinfo.or.kr)를 통해 자동이체 내역을 확인하고 해지만 할 수 있었다. 계좌이동제의 2단계가 시작되는 셈인데, 주거래은행의 변경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계좌이동제의 실질적인 막이 올랐다는 평가다.
계좌변경을 하려면 페이인포에서 ‘자동이체 조회·해지·변경하기’ 메뉴를 누르고 공인인증서로 본인 확인 절차만 거치면 된다. 거래 은행의 자동납부 현황이 뜨면 바꾸고 싶은 항목 선택해 출금계좌를 옮기려는 은행 계좌로 바꿔 입력하면 된다.
계좌를 옮긴다고 바로 주거래은행이 변경되는 것은 아니다. 자동이체를 항목을 변경해도 급여 이체가 되지 않으면 주거래은행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급여 계좌 변경을 해주지 않는다면 주거래은행 변경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런 경우에는 본인이 급여의 일정 금액을 매달 정해 놓은 날에 다른 은행 계좌로 이체하고 이 통장을 급여통장으로 등록하는 방법이 있다”고 조언했다.
계좌변경에 5영업일이 소요된다는 점도 유의할 대목이다. 월요일에 변경 신청을 하면 다음주 월요일에야 반영된다. 변경 완료 전에는 기존 계좌에서 출금이 되기 때문에 가능한 자동이체 날짜와 겹치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결제일이 집중된 20일 이후에는 변경 신청을 하더라도 ‘결제금액 산정 작업 중’이라는 이유로 거절될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 그 이전에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은 모든 자동납부 내역을 변경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달 말부터 이동 가능한 서비스는 자동이체 항목 중 3대 통신사, 카드사, 보험사 등 대형 요금청구기관이 요구하는 내역의 경우에만 해당된다. ▦전기요금 ▦상하수도요금 ▦가스요금 등 대부분 내역에 대한 자동이체 계좌 이동이 가능한 것은 3단계 시행일인 내년 2월부터다.
3단계에서는 자동이체통합관리서비스 사이트뿐 아니라 전국 은행지점이나 각 은행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계좌이동 신청을 할 수 있다. 나아가 청약예금이나 월세 후원금 동호회비 등에 대한 자동송금도 조회, 해지, 변경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진다.
전문가들은 계좌이동제가 은행에 대출이 없거나 거래 실적이 많지 않은 이들에게 유리한 제도라고 조언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 은행 거래가 많지 않은 사회 초년생들은 이번 기회에 은행별 혜택을 꼼꼼히 비교해 계좌이동제를 활용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은행 대출이 있을 경우 주거래은행을 섣불리 변경하면 기존의 우대 금리 혜택 등이 사라져 손해를 보는 사례가 생길 수 있다. 신규 대출을 받는 경우도 기존의 거래 실적 등이 반영되지 않는 만큼 계좌이동 후 신용등급이 낮아질 수 있다.
따라서 기존의 주거래은행을 유지하면서 계좌이동제의 혜택을 누리는 전략이 나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은행들이 이른바 ‘집토끼’를 잡기 위해 혜택을 늘린 상품들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상품에 가입한 후 흩어져 있는 계좌 이체 항목을 기존의 급여 통장으로 모은다면 자금 관리도 쉬워지고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유환구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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