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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 1주기, 여전히 팬들 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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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 1주기, 여전히 팬들 곁에

입력
2015.10.2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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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경기 안성시 유토피아추모관 평화동산에 마련된 가수 신해철 안치단에는 ‘나를 지켜가겠어 … 세상과 싸워 나가며’라고 노래한 그의 가사가 새겨졌다. 연합뉴스
25일 경기 안성시 유토피아추모관 평화동산에 마련된 가수 신해철 안치단에는 ‘나를 지켜가겠어 … 세상과 싸워 나가며’라고 노래한 그의 가사가 새겨졌다. 연합뉴스

27일 가수 신해철이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되지만 그는 여전히 우리 곁에 있었다.

신해철의 유족은 25일 경기 안성시 유토피아추모관에서 신해철 1주기 추모식 및 봉안식을 갖고 납골당에 있던 그의 유골함을 평화동산에 마련된 안치단으로 옮겼다. 높이 2m, 너비 1.7m 크기의 피라미드 모양 안치단에는 그가 생전에 즐겨 쓰던 게임기와 선글라스가 놓였다. 추모식에는 유족과 넥스트 멤버, 팬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안치단은 신해철의 딸 지유양이 그린 그림과 “빛나는 곳에서 우리를 지켜주었으면 좋겠다”는 아들 동원군의 바람에서 모티브를 얻어 설계됐고, 넥스트의 대표곡인 ‘히어 아이 스탠드 포 유(Here I stand for you)’의 가사가 새겨졌다. 신해철은 생전 인터뷰에서 “내 묘비명은 ‘민물장어 꿈’으로 할 것”이라고 했지만, 유족은 “신해철이 아끼던 노래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주고 싶다”는 뜻에서 이 노래를 골랐다. 아내 윤원희씨는 “묘비에도 써 있듯, (남편이) 계속 지켜줄 거라 믿고 있다”고 말했다. 윤씨의 말처럼 신해철은 가족과 팬들 곁을 떠나지 않고 지켜보는 모습이었다.

‘히어 아이 스탠드 포 유’는 신해철의 삶을 가장 잘 엿볼 수 있는 곡 중 하나다. ‘필요로 만나고 생활을 위해 살기는 싫어 (…) 세상과 싸워 나가며 너의 자릴 마련하겠어’라는 노랫말은 삶에 대한 신해철의 순수한 열정이 드러난다고 음악평론가 서정민갑씨는 말한다. 또한 신해철이 남긴 몇 안 되는 사랑 노래로, 독설가로 불렸지만 속엔 사랑이 넘쳤던 그를 추억하게 한다. 서울 번동 북서울꿈의 숲에 신해철 추모비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팬 정성갑씨는 한국일보에 “‘약속, 헌신, 운명, 영원 그리고 사랑 이 낱말들을 난 아직 믿습니다 영원히’라는 가사처럼 가족과 팬들에 대한 사랑을 담은 곡이라 그를 그리는 사람에겐 특별하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이 곡은 신해철의 음악적 모험이 서려있기도 하다. 넥스트의 전성기 시절 그는 이 노래를 국내 최초의 싱글 음반으로 내 음반 유통 시장의 다변화를 꾀했다. 신해철의 팬클럽 철기군 운영진인 이 모씨는 “이 곡은 세상에 치이더라도 내 뜻을 굽히지 않겠다는 신해철의 삶에 대한 의지와 음악적 실험을 모두 엿볼 수 있는 곡”이라며 “가장 신해철과 닮은 노래”라고 말했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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