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 등 극적인 뒤집기 쇼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노려
두산을 설명하는 단어로 ‘미러클(기적)’ 만큼 적합한 것도 없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극적인 7점 차 뒤집기 쇼를 펼치더니 1승2패로 벼랑 끝에 몰렸던 NC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4, 5차전을 잇따라 따내며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두산은 24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5전3승제) 5차전 원정 경기에서 NC를 6-4로 꺾고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두산이 한국시리즈에 나가는 것은 2013년 이후 2년 만이다. 총 진출 횟수는 전신 OB 시절을 합쳐 9번째다.
1982년과 95, 2001년 등 통산 세 차례 정상에 오른 두산은 14년 만에 대권 탈환에 나선다. 현재까지 분위기는 마지막 우승이던 2001년과 비슷하다. 당시 두산은 정규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한화에 2연승, 플레이오프에서 현대를 3승1패로 꺾고 한국시리즈에서 삼성마저 4승2패로 제압했다. 공교롭게도 올해 역시 정규시즌 3위로 한국시리즈에서 다시 삼성과 리턴매치를 펼친다.
올해 가을 야구의 중심에는 에이스 니퍼트와 철벽 마무리 이현승이 있다. 니퍼트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잦은 부상 탓에 6승5패 평균자책점 5.10으로 주춤했지만 포스트시즌에서 180도 달라졌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7이닝 2실점 역투로 구위 회복을 알리더니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완봉승을 거뒀다. 그리고 3일 휴식 후 4차전에 다시 나가 시속 154㎞를 찍을 정도로 강력한 직구로 7이닝을 또 무실점으로 막았다. 플레이오프에서 팀이 거둔 3승 중 2승을 챙기고 16이닝 무실점으로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다.
앞을 니퍼트가 책임졌다면 뒤는 이현승이 꽉 잠갔다. 특히 6-4로 근소하게 앞선 5차전 7회 무사 1루에 나가 3이닝을 실점 없이 책임졌다. 그는 앞선 4차전에서도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준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 자격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다. 이현승은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 모두 마무리로 나가 1승 2세이브를 거뒀다. 3이닝 동안 안타는 하나도 내주지 않았고 볼넷만 1개 허용했다.
이들 외에도 김태형 두산 감독이 가장 고마워한 선수 한 명이 있다. 안방마님 양의지다. 그는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수비 도중 NC 나성범의 파울 타구에 맞았다. 오른 엄지발톱 끝 미세골절 진단을 받아 3차전에 결장했지만 4, 5차전에 선발 출전을 강행했다. “몸이 마비 상태”라고 할 정도로 아팠지만 5차전에서 솔로 홈런 한 방과 외야 희생 플라이로 2타점을 올렸고 투수들을 이끌며 안방을 끝까지 지켰다.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 진출 확정 후 “선수들이 준플레이오프부터 올라오느라 지친 모습이 보였는데 마지막까지 잘해줬다”면서 “사실 양의지는 시즌이 끝나는 줄 알았다. 의지가 3차전에 주사를 맞고서라도 뛰겠다고 했다. 양의지 덕에 선수단이 더 뭉쳤다.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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