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의 유골이 납골당 밖으로 나와 가장 볕이 잘 드는 동산에 안치됐다.
지난해 10월 27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지 1년 만이다. 봉안식은 25일 오후 경기도 안성 유토피아에서 추모식과 함께 거행됐다. 아내 윤원희 씨와 유족들, 동료 음악인과 팬들이 모여 고인을 기렸다.
추모식에서 그룹 넥스트 동료 이현섭은 "더 펼칠 게 많은 뮤지션, 가족에겐 누구보다 다정다감한 그였는데 안타깝다. 그의 발자취는 영원히 남을 것"이라며 "아직도 우리는 보고 싶다. 그가 있었기에 든든했고 행복했고 사랑했다"고 떠난 신해철을 그리워했다.
추모사 도중 아내 윤 씨가 눈물 짓자 곁에 있던 딸 지유 양이 엄마의 뺨을 닦아주기도 했다.
묘비에는 '히어 아이 스탠드 포 유(Here I stand for you)'의 가사가 새겨졌다. 신해철이 1997년 발표한 이 곡은 '등불을 들고 여기서 있을게/ 먼 곳에서라도 나를 찾아와'라는 구절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추모관 한 편에는 신해철의 대형 사진 위에 추모객들의 메시지가 모아졌다. '하늘에서 아프지 말라' '비록 우리 곁을 떠났지만 당신의 음악은 여전히 숨쉬고 있다' 등의 쪽지들이 가득했다.
신해철의 1주기는 음악·공연·방송 등 전방위에서 조명되고 있다. KBS2 '불후의 명곡'에서 손승연은 신해철의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를 부르다가 눈물을 보였고, 홍경민은 "음악으로 사람을 치유해주던 사람이었다"며 고인을 떠올렸다. JTBC '히든싱어4'에선 모창자들과 동료 음악인들이 한데 모여 감동의 무대를 꾸몄다.
1주기인 27일에는 유작 3곡에 숨어 있는 명곡을 더해 총 40곡이 실린 '웰컴 투 리얼 월드(Welcome To The Real World)' LP판이 출시된다. 윤종신은 신해철의 노래 '고백'를 재해석 한다. 수익금 전액은 유족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팬클럽이 주도하는 추모비는 연말쯤 북서울꿈의숲에 마련된다.
갑작스런 죽음을 둘러싼 재판은 최근 첫 공판을 열고 시작을 알렸다. 검찰이 지난 8월 신해철을 집도했던 S병원 강 모 원장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한지 10개월 만이다.
신해철은 지난해 10월 17일 서울 S병원에서 장협착 수술을 받은 후 심정지로 쓰러졌다. 이후 서울아산병원으로 긴급 후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열흘 만에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으로 생을 마감했다.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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