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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드, 이혼·재혼 신도 영성체 참여 사례별로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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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드, 이혼·재혼 신도 영성체 참여 사례별로 허용

입력
2015.10.25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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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24일 바티칸에서 열린 시노드의 마지막 날 세션에 참석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바티칸=AP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24일 바티칸에서 열린 시노드의 마지막 날 세션에 참석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바티칸=AP 연합뉴스

가톨릭 교회 세계 주교 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는 24일(현지시간) 총회를 열어 이혼·재혼한 신도도 각 사례별로 영성체 참여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지만, 동성애자에 대해서는 기존의 원칙을 그대로 유지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이탈리아 언론과 AFP 등 외신이 보도했다.

시노드는 지난 3주간 바티칸에서 보수와 진보주의 사제들이 격렬한 논쟁을 벌인 끝에 이날 최종 투표를 통해 이같이 결정하고 최종 보고서를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제출했다. 시노드의 이런 결정은 동성애 문제에는 보수파 사제들이, 이혼·재혼한 신도들의 영성체 참여는 진보주의 사제들이 각각 승리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이 최종보고서는 이혼·재혼한 신도의 영성체 참여에 대해 사제들이 해당 신도의 분별력, 겸손, 교회에 대한 사랑 등의 증명을 전제로 각 사례에 따라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시노드 총회는 이 항목에 대한 투표에서 통과에 필요한 전체의 3분의 2인 177표보다 1표 많은 178표를 얻어 이를 확정했다고 이탈리아 뉴스통신인 안사는 전했다.

시노드는 자문기구여서 교회의 원칙을 변경할 수 있는 권한은 없고 교황이 최종 결정권을 갖고 있다고 AFP 등 외신은 설명했다. 하지만, 가톨릭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면서 많은 제약을 받아온 이혼·재혼한 신도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활동을 할 수 있는 희망이 생겼다.

이 보고서는 그러나 동성애 결혼에 대해서는 이성 사이의 결혼과는 비교할 수 있는 근거가 전혀 없다고 강조하면서 가톨릭의 기존 원칙을 재확인했다. 다만, 개인의 성적 취향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은 존중돼야 하고 이를 이유로 차별받아서는 안 되며 동성애자와 함께 사는 가족들은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아울러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에 대해서는 절대 관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연설을 통해 "시노드는 교회의 원칙을 지키는 자는 단지 글자 그대로가 아니라 그 정신을 지키려는 사람이라는 것을 잘 이해할 수 있게 했다"면서 "우리는 인간의 계산을 훨씬 뛰어넘어 모든 인류를 구원하는 것 이상을 원하는 신의 선함과 은혜를 끌어안고자 온 힘을 기울여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앞서 교황청 페데리코 롬바르디 대변인은 "10명으로 구성된 최종보고서 작성위원들이 23일 오후에 만나 최종보고서 초안을 읽고 토론한 다음 제출된 248개 의견에 대해 최종 평가를 했다"며 "이 위원회가 94개 항목으로 구성된 최종 보고서를 시노드 총회에 보고했다"고 밝혔다고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전했다.

또한, 오스트리아 빈의 크리스토프 쇤보른 추기경은 "주요 쟁점 중의 하나였던 이혼 하거나 재혼한 신도들에게 영성체 참여를 허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사안별로 판단하는 기준이 제시됐으며 총회에서 주교들이 승인하게 될 것"이라며 "핵심은 이것에 대한 찬성과 반대가 아니라 상황을 판단하고 그것이 필요한지를 인정하느냐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쇤보른 추기경은 그러나 동성애자와 관련해 "최종 보고서에 동성애 문제는 별로 다루지 않아 많은 사람이 실망할 것"이라며 "동성애 문제는 가족 중 형제나 자매 등 누군가가 동성애자일 때 기독교인으로서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 등만 기술됐다"고 말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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