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천 코스틸 회장, 검찰구형보다 2배 많은 징역 5년 실형 선고

법원, 회삿돈 135억원 횡령에 엄한 처벌

포스코와 거래과정에서 135억여원의 회삿돈을 빼돌리고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기소된 박재천(59) 코스틸 회장에 대해 검찰 구형량보다 2배나 많은 징역 5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이번 판결은 최근 사법부가 기업인 비리 혐의에 잇따라 무죄를 선고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법원은 보석으로 풀려난 박 회장의 건강 상태를 고려, 법정구속 하지는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이동근)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박 회장에 대해 23일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 회장이 코스틸 등을 지배주주로 경영했지만 1인 회사가 아니었고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주식회사였다”며 “근로자, 채권자에게 손해를 끼치지 않아야 할 대표가 오히려 회삿돈을 개인자금처럼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 주주와 구성원, 거래업체는 물론 간접적으로는 사회구성원에게도 피해를 입힌 만큼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2005~2012년 코스틸이 철선의 재료가 되는 철강부산물 ‘슬래브’를 포스코에서 사들이는 과정에서 거래대금을 부풀리거나 매출액을 조작하는 수법으로 135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박 회장은 이후 건강을 이유로 보석을 신청, 지난 7월부터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왔다. 검찰은 그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구형했다.

김관진기자 spirit@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