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히어로즈가 네이밍 스폰서 계약을 앞두고 위기에 직면했다. J트러스트 그룹과의 네이밍 스폰서 계약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직후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히어로즈 관계자는 23일 "J트러스트와 논의 중인 것은 맞다. 좋은 이야기가 오고 간 것은 사실이다"고 밝혔다. 모기업이 없는 히어로즈는 후원사의 이름을 넣는 네이밍 스폰서로 구단을 유지해왔다. 2008년 3월 창단 당시에는 우리 담배가 후원사로 나섰다. 하지만 그해 8월 우리담배가 후원을 중단하면서 팀 운영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2010년 2월 넥센 타이어와 후원 계약을 맺었고 이후 두 차례 더 연장 계약을 했다. 하지만 올 시즌을 끝으로 넥센 타이어와의 계약도 만료가 됐다. 새로운 네이밍 스폰서를 찾던 중 좋은 조건을 제시한 J트러스트가 가장 유력한 후원사로 떠올랐다.
J트러스트는 JT친애저축은행, JT캐피탈, JT저축은행 등을 보유한 일본계 종합금융그룹이다. 문제는 대부업체 이미지가 매우 강하다는 점이다. 히어로즈 관계자는 "현재 대부업은 하고 있지 않다. 제 2금융권이다"고 설명했지만 비난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실제로 지난 9월 배우 고소영은 J트러스트 기업 이미지 광고를 촬영한 것이 알려진 뒤 여론의 뭇매를 맞고 계약을 취소하기도 했다.
J트러스트와의 계약이 확정되기도 전부터 비난이 계속되면서 히어로즈의 앞길도 순탄치 만은 않게 됐다. 이미지 하락은 그 첫 번째 직격탄이다. J트러스트는 일본계 기업이라는 점에서도 국내 팬들에 반감을 사는 데다 대부업체 이미지까지 강하다. 그간 각종 어려움을 겪고도 여러 선수가 성공 신화를 쓰면서 넥센이 만들어온 '영웅'의 이미지도 벌써부터 타격을 받고 있다. 구단의 운영을 위해서 후원사 계약은 필요하지만 팬들의 인기를 기반으로 하는 프로구단으로서는 치명타를 입은 셈이다. 히어로즈 관계자는 "J트러스트와 논의 중인 것은 맞지만 아직 계약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다른 곳들과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파장은 계속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입장도 난감해졌다. 현재 KBO에 네이밍 스폰서에 관한 규정은 없다. KBO 관계자는 "(네이밍 스폰서는) 히어로즈가 창단할 때 우리담배가 시초가 됐다. 관례화처럼 됐고, 규정에도 없는 부분이다. 지금까지 계속 해온 부분이지만 이번에 업체 때문에 이슈가 되고 있다"며 "구단의 이야기도 들어봐야 하고, 전체적인 여론도 봐야 한다"고 말했다. 히어로즈가 계약 확정 사실을 발표하면 KBO도 공식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프로 스포츠 자체가 독립된 사업이 아니라 각 구단이 함께 하는 공동 사업이다. 그런 부분들에 대해 같이 고민할 부분이 있다. 지금은 히어로즈가 계약을 발표한 게 아니기 때문에 입장을 표명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만약 히어로즈가 계약을 하겠다고 하면 이 부분에 대해서 검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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