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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음속 여객기 부활, 3억원대 개인비행기 시대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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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음속 여객기 부활, 3억원대 개인비행기 시대 눈앞

입력
2015.10.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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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0월 런던 히드로 공항에서 영국항공의 콩코드기가 마지막 이륙을 하고 있다. 런던=AP연합뉴스
2003년 10월 런던 히드로 공항에서 영국항공의 콩코드기가 마지막 이륙을 하고 있다. 런던=AP연합뉴스

여객 항공기 산업만큼 보수적인 분야도 없다. 아무리 안정성이 입증된 첨단기술이라도 수백명 승객의 목숨을 생각하면 쉽사리 여객기에 적용할 수 없는 노릇이다. 더구나 수천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구입하는 대형 여객기에 대중적이지 못한 설계를 도입하기란 경영자의 시각에서 봤을 때 여간 위험한 일이 아니다. 2003년 음속의 2배로 태평양을 건너던 콩코드기의 퇴역 이후 업계에서 자취를 감춰버린 초음속 여객기, 그리고 안전성과 경제적인 이유로 보편화가 쉽지 않았던 개인 비행기 시장이 오랜 동면을 견뎌야 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항공기술이 급속히 발달하고, 여객 시장이 다변화하면서 화석처럼 굳어있던 두 분야에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스파이크 에어로스패이스가 개발중인 18인승 초음속 비행기.
스파이크 에어로스패이스가 개발중인 18인승 초음속 비행기.

2020년대 초반 다시 돌아오는 ‘초음속여객기’

1976년 등장한 ‘총알보다 빠른 여객기’ 콩코드는 뉴욕과 런던 간 비행 시간을 기존 9시간 대에서 4시간대로 절반 가까이 줄인 덕분에 3배 가량 비싼 요금에도 불구하고 2003년 퇴역 때까지 30년 가까이 대서양 상공을 주름잡았다. 하지만 2000년 7월 에어프랑스 소속 콩코드기가 이륙 직후 폭발하는 사고로 탑승객 109명 전원이 사망하면서 음속 여객기의 비경제성, 그리고 불안감 등 부정적인 여론이 극에 달했다. 결국 2003년 5월 에어프랑스가, 10월 24일에는 영국항공이 잇달아 콩코드 운항을 중단하면서 현재까지 12년 동안 초음속 여객기는 활주로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24일로 콩코드 퇴역 12주년을 맞은 항공업계에선 최근 초음속 여객기의 재등장에 대한 준비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몇몇 항공기 제작사들은 2020년대 초반 초음속기 운항을 목표로 엔진 등 주요 부품 설계 작업에 돌입하는 등 ‘너무 앞서갔다’는 이유로 사라져버린 콩코드의 옛 영화를 되살리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영 일간 가디언은 “전 세계 여행 시간을 대폭 줄여줄 초음속 여객기 시대가 머지않아 다시 열릴 것”이라면서 미항공우주국(NASAㆍ나사)과 에어버스, 록히드 마틴 등 업계의 ‘제2의 콩코드’프로젝트들을 상세히 소개했다.

에어버스사와 공동으로 초음속항공기를 개발 중인 미국의 에리온(Aerion)은 초음속기 ‘AS2’ 완성을 위한 설계 작업에 최근 착수했다. 2021년 상용 운행을 앞둔 20석 규모의 비즈니스 제트기인 이 모델에 대해 에리온측은 “과거 콩코드와 달리 경제성이 높다”고 자신한다. 한 관계자는 “향후 20년 안에 세계적으로 600대 이상의 초음속 여객기가 운항할 정도로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며 “혁신적인 항공기 디자인 덕분에 초음속기의 에너지효율도 크게 향상될 수 있다”고 밝혔다. 스파이크 에어로스페이스(Spike Aerospace)도 초기 디자인을 끝낸 마하 1.6(음속의 1.6배)의 18석 항공기 ‘스파이크 S-512’를 시장에 내놓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록히드 마틴이 출시를 서두르고 있는 80석 규모의 초음속기 N+2.
록히드 마틴이 출시를 서두르고 있는 80석 규모의 초음속기 N+2.

이들 소형 여객기와 더불어 록히드 마틴과 에어버스는 콩코드에 버금가는 중대형 초음속기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나사와 합작으로 80석 규모의 초음속기 ‘N+2’를 개발 중인 록히드 마틴은 음속 장벽 통과 시 발생하는 소음(일명 소닉 붐)을 최소화하는 데 공을 들였다. 지난 7월 에어버스가 미국 특허를 취득한‘콩코드-2’에는 음속 통과 소음을 줄이기 위해 수직 상승 이륙 방식이 적용될 계획이다. 최고속도는 기존 콩코드의 두 배에 달하는 마하 4.5에 달할 전망이다.

개인 비행기 ‘30만 달러’ 시대 열려

재벌 2세가 아니라면 ‘자가용 비행기’소유는 꿈도 못 꿀 일일까. 툭하면 연착하고 손바닥만 한 좌석에서 숨도 제대로 못 쉬며 10시간 이상 견뎌야 하는 항공 여행. 아무리 초음속 여객기 시대가 열리더라도 마음대로 아무 때나 목적지로 향할 수 있는 개인 비행기에 대한 욕구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미국에선 고효율 친환경 에너지 활용 기술과 항공기 디자인 기술의 향상 등으로 개인 비행기의 진입 장벽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개인 비행기 시대가 활짝 열렸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약 30만달러를 전후한 자가용 비행기 출시가 잇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라푸지아의 경비행기 '트랜지션'
테라푸지아의 경비행기 '트랜지션'

날개 달린 자동차로 불리는 테라푸지아의 경비행기‘트랜지션’은 각종 규제와 자금 부족으로 출시가 늦어졌지만 예정대로 2017년 상용화될 경우 가장 가격 경쟁력이 높은 자가용 비행기로 인기를 끌 전망이다. 연료탱크를 가득 채울 경우 400마일(약 643㎞)을 비행 혹은 주행으로 달릴 수 있는 트랜지션의 예상 소비자가격은 29만9,000달러(약 3억4,000만원)이다. 13만5,000달러(약 1억5,300만원)로 자가용 비행기의 주인이 될 수 있는 저스트 에어크래프트의 ‘슈퍼스톨’은 외관상 기존 경비행기와 다를 게 없어 보인다. 이미 시장에 나온 2인승의 이 비행기는 짧은 활주로에서도 이착륙이 가능하도록 날개의 면적을 키웠고 고성능의 앞바퀴를 적용했다.

헬기처럼 아예 이착륙 공간의 제한을 받지 않는 자가용 비행기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18개의 프로펠러가 돌아가는 드론(무인조종비행기)스타일의 ‘볼로콥터 VC200’는 2017년 출시예정으로 전기 배터리를 동력으로 사용한다. 이미 공개된 출시 전 모델(프로토타입)은 최대 20분 동안 비행이 가능하다. 향후 개발되는 개인 비행기의 동력원은 아무래도 이처럼 전기 등 친환경에너지가 주류를 이룰 전망이다. 지난 여름 영국해협에서 비행실험에 성공한 에어버스의 2인승 비행기 ‘이팬 1.0’은 리튬이온 배터리로 비행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와 각종 질소산화물이 전혀 배출되지 않는다. WSJ은 “미국의 경우 비행기운항 면허증 취득을 가로막는 각종 장벽이 낮아지고 저렴한 경비행기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어 20년 안에 완전히 다른 시장이 열릴 것이다”고 전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에어버스의 소형비행기 이팬2.0
에어버스의 소형비행기 이팬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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