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양의지
[잠실=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두산 안방마님 양의지(28)가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양의지는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 5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장했다. 지난 19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파울 타구에 맞아 오른 엄지 발톱 미세 골절을 당한 상태지만 팀을 위해 출전 강행 의지를 내보였기 때문이다.
주전 포수이자 중심 타자인 그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두산은 그가 빠졌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2-16으로 대패했다. 패배 후 김태형 두산 감독은 "양의지의 공백이 없다고 할 수 없다"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사실 그는 3차전에서도 선발로 나간 최재훈이 파울 타구에 맞아 고통을 호소하자 교체로라도 경기에 나설 의지를 내보이기도 했다. 홍성흔은 "의지가 '내가 나가겠다'고 하는데 멋있더라. 책임감이 느껴졌다"며 엄지를 들었다.
두산은 3차전까지 1승2패로 밀리며 벼랑 끝에 섰다. 4차전을 앞둔 그는 출전 의지를 꺾지 않았다. 강인권 두산 배터리 코치는 "계속 본인이 나가겠다고 한다"며 고마움과 미안함을 드러냈다. 경기 전 만난 양의지는 "아프다"면서도 자신의 뜻을 굽히지는 않았다.
양의지가 안방을 지킨 두산은 또 한 번 환상의 마운드를 보여줬다. 1차전에서 9이닝 동안 114개를 던지며 완투승을 거뒀던 니퍼트는 3일 휴식 후 선발 등판했지만 포수 양의지와 호흡을 맞추며 7이닝 2피안타 무실점 호투를 선보였다. 8회 마운드에 오른 이현승도 2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켜냈다.
양의지는 타석에서도 빛났다. 그는 2회 무사 1루에서 상대 선발 해커에게 중전 안타를 때려냈고, 0-0으로 맞선 6회 무사 1·2루에서는 우전 안타를 터트려 무사 만루 찬스를 이어갔다. 고영민의 적시타에는 홈을 밟아 득점까지 올렸다. 두산은 든든한 양의지의 '투혼'에 힘입어 7-0으로 완승을 거두며 시리즈를 5차전까지 끌고 가게 됐다.
-볼배합은 어떻게 했나.
"나는 오늘 공만 잘 잡았다. 니퍼트가 워낙 잘 던져서 편하게 한 것 같다. 힘들어도 더 파이팅을 내주면서 열심히 던져줘서 고맙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아픈 척을 안 했다."
-부상 상태는.
"시즌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었는데 (니퍼트가) 외국인 선수지만 팀을 위해서 나간다고 하니까 나도 크게 문제가 안 된다면 나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힘들었을 텐데.
"진통제는 안 맞았다.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텨보자고 이를 악물고 했다. (투수들이) 잘 던져주고 (타자들이) 점수 많이 뽑아줘 경기를 풀어갔다. 그래서 아파도 마음 편하게 했다. 3회까진 아팠는데 그 이후부터는 괜찮았다."
-타격도 잘 풀렸는데.
"안타가 운 좋게 나왔다. 코스도 좋았다."
-니퍼트를 1차전과 비교하면.
"큰 차이는 못 느꼈다. 초반에 점수를 냈으면 더 쉽게 갈 수 있었을 것이다. 외국인 선수지만 팀을 위해 희생하는 부분이 마음에 와 닿았고, 고마웠다."
사진=임민환 기자
잠실=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