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오재원
[잠실=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캡틴'이 벼랑 끝에서 팀을 구했다.
두산이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7-0으로 이겼다. 시리즈를 2승2패로 맞춘 두산은 5차전까지 승부를 끌고 가게 됐다. 이날 두산은 5회까지 상대 선발 해커에 막혀 좀처럼 점수를 내지 못했다. 주자가 출루하고서도 득점권에서 번번이 침묵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중요한 순간 캡틴 오재원의 방망이가 터졌다. 오재원은 0-0으로 맞선 6회 1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이미 두 차례 찬스를 날린 후였다. 그는 2회 1사 2·3루에서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났고, 4회 1사 1·2루에서는 좌익수 뜬공에 그쳤다.
하지만 세 번째 기회 만큼은 놓치지 않았다. 오재원은 해커의 5구째 볼을 받아쳐 1루수 키를 넘어가는 우전 안타를 때려냈다. 그 사이 3루주자 민병헌과 2루주자 김현수가 차례로 홈으로 들어와 두산은 2-0로 앞섰고, 후속 고영민의 1타점 적시타가 터지면서 3-0으로 달아났다. 4-0으로 앞선 8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우전 안타로 출루한 뒤 상대 투수 임창민의 연속 폭투로 3루에 안착했고, 허경민의 적시타에 홈을 밟으며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그간 쌓였던 마음고생까지 털어버리는 한 방이었다. 오재원은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수비 중 서건창과 신경전을 벌이다 벤치클리어링으로 이어졌고, 이후 시리즈 내내 그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야유가 터졌다. 마음의 부담 속에 그의 방망이도 차갑게 식어갔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오재원은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타율 0.200(10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에 머물렀다. 하지만 팀이 가장 필요로 한 순간 의미 있는 타점을 만들어 내며 캡틴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사진=임민환 기자
잠실=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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