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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생수병 속에… 백두산의 41년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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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생수병 속에… 백두산의 41년이 담겼다

입력
2015.10.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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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 물, 암반층 거치며 자연 정화… 각종 미네랄 성분 머금고 공장으로

연간 100만톤 생산 거점 마련해, 2025년 70조원 규모 中 시장 공략

농심이 중국 지린성에 지은 백산수 신공장은 첨단 설비를 통해 1분에 1,650병의 백산수를 만들어 중국과 한국에 공급한다. 농심 제공
농심이 중국 지린성에 지은 백산수 신공장은 첨단 설비를 통해 1분에 1,650병의 백산수를 만들어 중국과 한국에 공급한다. 농심 제공

지난 19일 중국 지린(吉林)성 안투(安圖)현 백두산 원시림보호구역 안의 내두천(?頭泉). 해발 670m인 이 곳은 농심의 생수 ‘백산수’가 암반층을 뚫고 솟아오르는 수원지다.

옌벤(延邊)조선족자치주의 주도(州都)인 옌지(延吉)를 출발해 버스로 3시간30분 남짓 달려서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광활한 숲 속을 지나 도착한 내두천은 삼엄한 경비 속에 사람의 발길로부터 철저히 격리돼 있다. 높은 철조망과 정복 차림의 보안요원이 곳곳에 배치돼 있고 수원지 내부로 들어가는 문은 안명식 연변농심 대표가 지문을 찍어야 열린다.

이 곳의 물은 부석, 조면암, 흑요암, 화산적토, 화산암, 현무암, 화강암 등 백두산의 7가지 암반층에 스며들어 오랜 세월 흘렀다. 이 과정에서 불순물이 자연 정화되고 각종 미네랄 성분이 함유된다. 백두산 천지의 물이 이렇게 걸러지는 데 드는 시간은 무려 41년. 천지 물과 내두천 물의 동위원소 분석으로 측정한 결과다. 안 대표는 “우리가 마시는 백산수는 41년전인 1974년 백두산 천지에 있던 물인 셈”이라고 말했다.

백두산이 41년간 품었던 광천수는 암반층에 연결된 파이프를 통해 3.7㎞ 떨어진 백산수 신공장으로 이동된다. 내두천의 물이 공장으로 들어가 페트병에 담길 때까지 공기와의 접촉은 거의 없다. 안 대표는 “물이 공기 중에 노출되면 미생물과 반응해 오염될 수 있지만 백산수는 솟아나오는 물이 공기 접촉 없이 파이프를 통해 이동하기 때문에 고품질의 물을 그대로 담을 수 있다”고 말했다.

얼다오바이허(二道白河) 지역의 약 30만㎡ 부지에 서 있는 신공장에서는 1분에 1,650병, 연간 최대 100만톤의 백산수를 생산할 수 있다. 농심은 백산수의 품질을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설비를 도입했다. 파이프를 통해 여과하는 설비는 독일 펜테어, 생수의 페트병 제작은 캐나다 허스키, 물을 생수병에 담아서 포장하고 이송하는 설비는 독일 크로네스 제품을 사용했다.

이렇게 만든 백산수는 인근 철도역에서 신공장 안까지 연결된 1.7㎞ 철도를 통해 센양, 베이징, 다롄을 거쳐 중국과 한국으로 운송된다. 내두천에서 생산된 백산수가 다롄항에서 선박에 실려 국내로 들어와 마트에 진열되기 까지 4일 정도 걸린다.

고급 생수인 백산수가 겨냥하는 시장은 중국이다. 올해 23조원 규모의 중국 생수 시장은 2025년에 7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올해 6,000억원인 한국 시장의 38배 규모다.

중국 시장을 잡으면 프랑스 에비앙을 뛰어넘어 세계 1위 생수 브랜드로 도약할 수 있다는 게 농심의 계산이다. 농심 관계자는 “중국인의 소득 수준이 올라가고 급격한 도시화와 수질 논란 때문에 좋은 물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며 “백산수도 충분히 에비앙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얼다오바이허(중국 지린성)=한준규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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