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김경문(57) NC 감독의 선택은 적중했다. NC 나성범(26)의 방망이가 터졌다.
김경문 감독은 지난 21일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바뀐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핵심에는 3번 타자 나성범이 있었다. 나성범은 2차전까지 5번 타자로 나섰지만 5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나성범이 3번에 들어서면서 NC는 나성범-테임즈-이호준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을 꾸렸다.
경기를 앞두고 만난 나성범은 "타순에 크게 연연하지는 않는다. 3번을 친다고 해서 어떻게 쳐야겠다고 바꾸는 건 없다. 생각을 더 한다고 잘 치게 되진 않더라. 하던 대로 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력한 4번 타자인 테임즈의 앞에 서면서 역할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나성범은 "테임즈가 앞에 있느냐, 뒤에 있느냐는 다르다. 테임즈가 강한 타자이기 때문에 투수들에 나에게 승부를 건다. 상황에 맞춰 타격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찬스'가 많이 걸리는 만큼 그의 활약이 더 중요해졌다.
첫 타석부터 타점을 만들어냈다. 그는 0-0으로 맞선 1회 1사 3루에서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3루주자 박민우를 불러 들이며 선제점을 올렸다. 5-2로 앞선 4회에는 중전 안타를 때려냈고, 7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우전 안타를 때려내며 물꼬를 텄다. NC는 7회 나성범의 출루를 시작으로 타자 일순하며 5점을 추가해 10-2로 달아났다. 침묵하던 그의 방망이가 터지며 NC는 더 가벼운 발걸음으로 4차전으로 향하게 됐다.
사실 나성범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투수'로 더 큰 이슈를 모았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치른 자체 청백전에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모습이 공개됐고, 김경문 감독 역시 나성범의 포스트시즌 등판 가능성을 열어뒀다. 연세대 시절까지 왼손 파이어볼러 유망주로 손꼽혔던 만큼 그의 '깜짝 등판'에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나성범은 좀처럼 방망이가 맞지 않자 "지금은 투수에 신경 쓸 여력도 없다"고 했다.
자신의 첫 번째 임무인 타자 역할부터 잘 소화해내고 싶다는 뜻이었다. 그는 "안타나 홈런을 치면 좋지만, 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투수가 공을 많이 던지게 한다든가 하는 다른 역할을 해서라도 이기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 지금은 이기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고 각오를 전했다. 그리고 자신의 각오처럼 타자로서의 역할을 완벽히 수행하며 팀에 귀중한 1승을 안겼다.
사진=NC 나성범.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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