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가서 애 키우며 살고 있지 않았을까요.”
강수연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배우가 되지 않았으면’이라는 가정형 질문에 의외의 답변을 했다. 그는 “못해 본 것에 대한 환상이 있어서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구들이 결혼해서 아이 잘 키우고 있는 모습을 보면 부럽다”고도 밝혔다.
강 위원장은 연기에 전념하기 위해 결혼을 일부러 하지 않거나 미루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인식도 오해라고 했다. “결혼을 좀 늦게 하고 싶다는 생각은 했어도 안 하겠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다”며 “이렇게까지 늦을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유명 배우여서 남자들이 꺼리다 보니 못 했을 것이라는 생각, 영화와 결혼했다는 식의 인식도 선입견”이라고 했다. 그는 “일도 잘하고 아이도 잘 키우고 살림도 잘하는, 그런 야무진 꿈을 꾸었는데 아직 결혼하지 못했다. 지구 밖에서라도 나와 맞는 사람이 있으면 결혼할 것”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강 위원장은 40년 넘게 연예계에서 활동했으나 대중들 입에 오르내리는 스캔들은 없었다.
“내가 남자들에게 쉬워 보이지는 않았을 거다. 영화 속 강한 캐릭터가 만들어낸 선입견이 있었을 테니까.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해외 출장 간다고 하니) 집안 어른들은 시집도 못 가고 애도 못 낳았는데 장돌뱅이처럼 돌아다닌다고 많이 안 됐구나 하신다(웃음).”
라제기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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