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근로시간 단축을 급격하게 시행하면 여러 부작용으로 교각살우(矯角殺牛ㆍ쇠뿔을 바로잡으려다 소를 죽인다)의 우를 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15일 노사정이 주 68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이는 근로시간 단축에 합의했지만 이를 추진하는데 적절한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 부총리는 이날 광주 소재 제조업체인 ㈜한영피엔에스에서 열린 지역 중소기업 관계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근로시간 단축은 우리 경제사회의 활력을 높이는 특효약 중 하나가 될 수 있지만 특효약도 체질에 맞게 처방해야 효과가 있듯이 급격하게 단축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우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별 여건을 고려한 근로시간의 단계적 축소를 권고하고 있는 국제노동기구(ILO)와 3∼12년에 걸쳐 근로시간을 줄여나간 미국ㆍ일본ㆍ독일 등 선진국들을 전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 부총리는 이를 위해 “기업과 근로자들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시간을 두고 여력이 있는 대기업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7년 1,000명 이상 사업장부터 시작해 2020년에는 5∼99명의 소규모 기업까지 단계적으로 근로시간을 단축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최 부총리는 간담회 직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국민연금공단의 기금운용본부 공사화와 관련, “공사화가 더 지체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어떤 형태로 어떤 시기에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면서도 “보건복지부에서 적극적으로 해야 하며 복지부 장관도 공사화를 언급했기 때문에 보다 속도감 있게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남상욱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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