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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톡] 체감물가 높은 게 착시 때문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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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톡] 체감물가 높은 게 착시 때문이라고요?

입력
2015.10.2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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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작년 12월 이후 소비자물가가 0% 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하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상승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 양파 진열 코너를 지나가는 소비자의 모습. 연합뉴스
정부는 작년 12월 이후 소비자물가가 0% 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하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상승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 양파 진열 코너를 지나가는 소비자의 모습. 연합뉴스

유경준 통계청장, 체감물가ㆍ지표물가 괴리 이례적 해명

결국 여론 떠밀려 체감지표 내놓는 수순 밟을 듯

‘소비자 물가 10개월째 0%대’

5년 차 주부인 권모(39)씨는 최근 나온 통계청발 기사를 보고 화가 치밀었다고 합니다. 마트에 같은 돈을 들고 가서 사오는 품목이 과거보다 확 줄었는데, 물가가 오르지 않는다는 얘기가 도무지 믿어지지 않아서인데요. 그는 “거짓말을 하는 건지, 제대로 조사를 못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권씨처럼 평범한 소비자가 통계청 발표를 보고 느끼는 괴리감이 크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유경준 통계청장이 이례적으로 적극 해명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통계청의 결론은 이번에도 “그렇게 느끼는 이유는 소비자의 착시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유 청장은 21일 기획재정부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소비자물가가 체감물가와 차이가 나는 원인은 통계를 측정하는 방식과 심리적인 요인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비자물가와 체감물가가 다른 이유는 ‘통계청 측정 품목’과 ‘소비자의 소비 품목’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건데요. 통계청 소비자물가는 전체 가구가 소비하는 481개 품목을 대상으로 하지만, 일반 소비자는 자기가 사는 품목만 보고 물가를 어림짐작한다는 얘기입니다. 휘발유 가격이 떨어지면 전체 소비자물가는 하락하지만, 차가 없는 가구의 체감물가는 그대로라는 설명이죠.

지역차도 강조했습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서울이 전년 대비 1.3% 오른 반면 충북과 전북은 각각 0.4%, 0.3% 떨어졌다는 겁니다. 또 가격이 달라진 시점이 다른 점도 지적됐습니다. 소비자물가는 전달이나 전년 동기 비교 상승률을 산정하는데, 소비자들은 물건값이 가장 쌌던 시기와 비교하는 경향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유 청장은 가격 하락보다 상승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심리적 요인도 들었는데요. 예컨대 배가 5% 상승하고 복숭아가 5% 하락한다면, 소비자는 떨어진 복숭아보다 오른 배를 더 생각한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체감물가와 지표물가의 큰 괴리감이 해소될 리는 만무한데요. 유 청장은 “내년부터 전월세나 담뱃값 등 최근 인상된 품목의 가중치를 변경해 체감물가와의 간극을 좁히고 필요하면 심리요인도 반영한 ‘체감물가시험추계’(임시물가지수)를 주기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업률 통계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다가 결국 여론에 떠밀려 체감실업률이라는 보조지표를 내놓고 있는데요. 같은 전철을 밟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세종=남상욱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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