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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부처의 1조 프로젝트] 투기와 투자의 한국적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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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부처의 1조 프로젝트] 투기와 투자의 한국적 정의

입력
2015.10.21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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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부처의 1조 프로젝트] 사전적으로 투자(投資)와 투기(投機)는 분명히 구분된다. 투자는 소득이익(income gain)을, 투기는 자본이익(capital gain)을 목적으로 한다. 또는 생산활동에 도움이 되면 투자, 시세차익에만 목적을 두면 투기라고 한다. 하지만 일상적으로 투기와 투자의 개념을 엄격히 구분해서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투자를 투기로, 투기를 투자로 바꿔 부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한국에서 투기라는 말이 가장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투자대상은 부동산이다. 많은 고위직 공무원들과 정치인들이 부동산투기 의혹으로 낙마하곤 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는 부동산투기로 돈을 번 사람들이 많았기에 부동산 부자들은 선망과 질시의 대상이었다.

반면 주식이나 외환, 채권 등 금융상품에 대해서는 거의 언제나 '투자'라는 말이 따라붙는다. 주식투자, 외환투자, 채권투자, 선물투자 등 자본시장에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거래를 투자라고 부른다.

하지만 엄밀히 따져보면 '부동산투기'와 '주식투자'는 용어가 바뀌었다. 부동산을 구매하는 이들은 거액 자산가를 제외하곤 대부분 실수요자다. 거주하는 집으로 시세 차익을 얻었다고 무조건 '투기'라고 부를 순 없다. 반면 주식 매수자들은 기업의 경영권이나 배당 보다는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꾼들이 대부분이므로 주식매매는 '주식투기'라는 표현이 정확하다.

이처럼 한국인들이 투기와 투자를 바꿔 부르는 것은 질시와 연민이라는 감정 때문일 것이다. 집값이 올라서 큰돈을 번 사람에게는 '투기로 재산을 축적했다'고 비난하고, 주식으로 돈을 날린 사람에게는 '투자실패'라며 위로한다.

외환거래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조지 소로스는 종종 '투기꾼'으로 불린다. 금융시장에서도 크게 성공하면 '투기꾼'이라는 영광스러운(?) 칭호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종자돈이 없을 뿐이지 인간은 누구나 투기로 돈을 벌고 싶어 한다. 성공하지 못한 투기자들이 성공한 투기자를 향해 '투기꾼'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주식부처는 십 수 년간 기술적 분석을 연구하고 있는 선물 트레이더다. 자본시장에서 1조를 버는 것이 그의 인생목표다. 2012년 자신의 투자철학을 담은 '주식부처의 투자설법'을 출간한 바 있다. stockbuddha@daum.net

채준 기자 dooria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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