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명도 소외되지 않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김민규(32) 라온앱크리에이션 대표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무대를 만들고 싶어요. 관객들 중에서도 주변 눈치에, 소심한 성격탓에 공연을 완전히 즐기지 못하는 분들이 계시잖아요. 진행하다보면 자꾸 그런 게 마음에 걸리더라구요. 누구도 겉돌지 않는 무대, 그게 제가 꿈꾸는 일입니다.”
김민규 (32) 라온앱크리에이션 대표는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명확히 아는 사람이다. 진행자로서 자신이 좋아하는 ‘이벤트’를 더 풍성하게 하기위해 ‘이플’을 만들었고 회사 대표가 됐다.
‘이플’은 무대 위에서 사용하는 일종의 ‘양방향 소통 시스템이다. 스마트폰에 ’이플‘이란 어플리케이션만 설치하면 무대 위에서 진행되는 투표나 게임에 참여할 수도 있고 사연도 보낼 수 있다. 물론 관객들의 의견은 무대 위 화면으로 실시간 송출된다. 이 설명을 읽는 독자들은 고개를 갸웃할 것이다. “어? 이거 예전부터 있던 거잖아? 전화투표 문자투표 하고 싶은 말 보내기... 다 해봤는데?” 하고 말이다. 하지만 그게 포인트다. 투표 집계 시스템, 전화버튼을 이용한 방송 게임, TV예능에서 투표를 위해 사용하던 조이스틱 등 높은 비용과 인력이 발생하던 일이 스마트폰 하나면 간편하게 해결된다. 예산이 적은 동네 행사에서도 방송과 같은 다양한 이벤트를 꾸릴 수 있는 것이다.
“레크레이션이 정말 재밌어서 어떻게 하면 더 오래할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습니다. 일반 행사는 시간적 공간적 제약 때문에 정형화된 틀이 있는 편이에요. 그걸 넘어서면 이벤트 시장이 더 활성화되고 저도 더 길게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 거죠.”
2007년 레크레이션 세계에 들어온 김대표는 개발자인 신정일 대표를 만나 2013년 ‘이플’을 탄생시키면서 ‘앱크리에이션’을 시작했다. 평소에는 진행자와 가까운 자리에 있는 관객 혹은 목소리가 큰 사람들의 말만 들었다면 이플은 더 다양한 소리를 가지고 왔다. 피드백이 많으니 더 힘이 났다. 배려의 폭이 넓어지면서 스스로 성장하고 있단 느낌도 받았다. 소통의 도구로써 이플의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참여를 이끌어 내는 데 탁월한 효과를 보이더라구요. 진행자인 내가 쓰면 무대를 달구지만 다른 분야에 가도 이플은 제 역할을 톡톡히 할 것 같았습니다.”
강사가 이플을 쓰면 강연 중 방청객(혹은 수강생)들도 흐름에 상관없이 손을 들지 않고 질문을 보낼 수 있다. 강사는 적절한 타이밍에 궁금증을 풀어 주고 설문지를 돌릴 필요 없이 강의 평가를 이끌어 낼 수도 있다. 시민원탁회의와 같은 다중 토론장에서도 유용하다. 비싼 임대료를 내는 조이스틱이나 전송기가 없어도 스마트폰 하나면 된다. 실제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플을 강의나 행사에 사용하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이정도면 ‘이벤트업계의 새로운 패러다임 아니냐’는 호평에 김대표는 ‘틈새시장 공략’이라 선을 그었다. 이미 성숙한 시장에 다양성을 추가했을 뿐이란 것이다.
“아직 이플이 제 진행 소도구쯤으로 치부되는 일이 잦아 아쉽습니다. 하지만 앞에 나와 이야기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청중의 반응이 가장 궁금한 법이니 이플을 찾는 사람은 점점 더 많아질 것이라 봅니다!”
끊임없이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김 대표. 주례없는 결혼식을 대구에 가장 먼저 도입하고 이미 사회자로서 입지를 어느 정도 다져가고 있는 찰나에 또 이플을 만들고... 도전이 멈추질 않는다. 지금은 음향부터 풍선장식, 솜사탕기계 캐릭터복장 의상 가면 게임소품 등 다양한 이벤트 장비를 대여해주는 ‘라온이벤트 파티샵’도 함께 운영 중이다. 왜 그렇게 바쁘게 사느냐고, 힘들게 여러 가지 일을 하느냐고 물으면 그의 대답은 한결같다.
“좋아하는 일 오랫동안 잘 하고 싶어서 그럽니다!”
배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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