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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입력
2015.10.20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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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에 배를 띄우고 술잔을 주고 받으며 인생을 돌이켜보니 망망대해의 좁쌀처럼 보잘것없더라” 중국 송나라의 대 문장가 소동파가 유배 중이던 항저우 장강에서 뱃놀이를 즐기며 읊은 적벽부(赤壁賦)의 한 소절이다. 소동파를 좋아했던 조선시대 선비들은 그가 적벽을 바라보며 시를 지었던 날을 전후해 전국의 강 곳곳에 배를 띄우고 풍류를 즐겼다고 한다. 전북 부안과 충남 금산, 전남 화순에도 적벽강이 있지만 가을 정취의 아름다움을 느끼기에는 경남 산청의 경호강(鏡湖江)을 빼놓을 수 없다. 경호강을 끼고 도는 산자락을 적벽산이라 하고 적벽산과 백마산 아래 물줄기는 적벽강이라 불린다. 울긋불긋 물들어가는 단풍과 물과 뭍의 경계선에 맞닿은 하늘은 정확히 둘로 나뉘어 오늘 한 폭의 데칼코마니가 됐다.

멀티미디어부 차장 kingw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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