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경보의 간판스타 김현섭(30ㆍ삼성전자)이 전국체육대회 8연패에 성공했다. 김현섭은 20일 강원 강릉시에서 열린 전국체전 남자 일반부 경보 20km에서 1시간23분53초에 결승선을 통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현섭은 이로써 2008년 전남 대회부터 단 한번도 거르지 않고 전국체전 일반부 우승을 독차지했다.
그러나 자신이 보유한 한국기록(1시간19분36초)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김현섭은 경기가 끝난 뒤 “동계훈련을 앞두고 훈련량을 줄인 상태”라며 “한국기록 경신보다는 1위만을 목표로 체전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김현섭의 뒤를 이어 1시간23분55초를 기록한 김대호(경산시청)가 2위, 1시간24분2초를 기록한 최병광(삼성전자)은 3위를 차지했다.
이날 1km코스를 20바퀴 도는 경기에서 김현섭은 김대호, 최병광과 선두 그룹을 형성했다. 마지막 한 바퀴를 남기고 최병광이 뒤쳐지기 시작했고, 김현섭은 200m 정도를 남기고 속도를 올리며 김대호를 약 10m차로 따돌렸다.
김현섭은 지난 8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 대회 남자 20km 경보에서는 1시간21분40초를 기록, 10위에 올랐다. 2011년 대구 대회에서 6위, 2013년 모스크바 대회에서 10위를 차지한 그는 높이뛰기 이진택(1997년 아테네 8위, 1999년 세비야 6위)을 넘어 한국 육상 사상 최초로 세계육상선수권 3회 연속 톱10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국내 육상 선수 가운데 올림픽 메달권에 가장 근접 하다는 평가를 받는 김현섭은 2016 리우 올림픽 메달 획득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50km 종목도 병행할 계획이다. 20km에는 상승세를 보이는 선수들이 많지만 50km에는 뚜렷하게 정상권으로 분류되는 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김현섭은 “내년 5월 러시아에서 열리는 50km에서 기준기록을 넘은 뒤 기록을 메달권으로 끌어올리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날 김현섭의 경기를 지켜본 이민호 경보 대표팀 코치는 “김현섭의 스피드를 50km까지 유지해줄 지구력을 기르는 게 관건”이라며 “동계훈련에서 지구력만 잘 다져진다면 올림픽 동메달이 가능한 3시간37~38분대 진입이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김국영(24ㆍ광주광역시청)은 전국체전에서 개인 최초로 3관왕에 올랐다. 김국영은 이날 육상 남자 일반부 400m 계주에서 두번째 주자로 바통을 이어받아 팀의 39초83 기록과 우승을 이끌었다. 앞서 100m 10초32, 200m 20초72로 2관왕을 이뤘던 김국영은 이로써 이번 대회 세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국영이 전국체전 3관왕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1일 1,600m 계주에 출전하는 김국영은 최대 4관왕까지 노릴 수 있다.
강릉=허경주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