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진이 계륵?...추승균 감독의 딜레마
추승균(41) 전주 KCC 감독은 하승진(30)이 없던 1라운드 초반 “골밑 플레이를 하는 포워드가 없다”며 하승진의 복귀를 오매불망 기다렸다. 이달 초 하승진이 복귀한 KCC는 기대대로 높이에서 우위를 점하며 중위권 싸움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추 감독의 새로운 고민이 시작됐다. 하승진의 경기력이 성에 차지 않을뿐더러 하승진이 코트에 있을 때와 없을 때 나머지 선수들의 움직임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추 감독은 78-82로 패한 16일 창원 LG전을 앞두고 아쉬움을 털어놨다. 그는 “(하)승진이가 있으면 다른 선수들의 움직임이 둔하다”면서 “많이 뛰지 않아도 (하)승진이가 볼을 다 잡아줄 거라는 생각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날 하승진은 9득점, 8리바운드로 제 몫을 했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공수 가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차라리 시즌 초반처럼 하승진이 팀에 없을 때는 선수들이 십시일반 공백을 메우려는 의지라도 있었지만 지금은 어정쩡한 상황이 되고 만 셈이다.
그렇다고 하승진이 단순한 높이 이상의 기량이라도 자랑하면 모르지만 그렇지도 않다. KCC는 18일 안양 KGC인삼공사와 경기에서 78-57로 대승을 거뒀지만 하승진은 14분52초를 뛰는 동안 단 2득점에 그쳤다. 리바운드도 2개뿐이었다. LG전 실패를 거울 삼아 선수들이 하승진에 의존하지 않고 만들어낸 승리였지만 추 감독은 이번엔 하승진 자체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LG전에서도 하승진은 경기 후반 결정적인 상황에서 자유투 2개를 모두 놓쳤다.
그래도 타 팀들은 국내 최장신센터(221㎝)를 보유한 추 감독의 행복한 고민에 가깝다고 입을 모은다. 높이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농구에서 하승진의 존재는 결코 가볍지 않다. 추 감독은 “계속 출전시키면서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수밖에 없다”며 하승진 담금질에 달리 뾰족한 수가 없음을 토로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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