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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지옥 피해 농촌서 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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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지옥 피해 농촌서 살겠다”

입력
2015.10.20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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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도시농업공원 생태논에서 열린 가을걷이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이 벼베기 체험을 하는 모습.
서울 강동구 도시농업공원 생태논에서 열린 가을걷이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이 벼베기 체험을 하는 모습.

전문 농업인을 배출하는 3년제 전문대인 한국농수산대학의 입학 경쟁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취업난의 여파로 지금까지 청년층의 외면을 받았던 농축수산 분야로 젊은이들이 발길을 옮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농수산대학은 2016학년도 수시모집 경쟁률이 5.21대 1을 기록했다고 20일 밝혔다. 390명 모집에 2,032명이 몰린 것이다. 경쟁률이 5대 1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농대는 1997년 개교 당시 경쟁률이 4.04대 1로 비교적 높았지만 2000년대 들어 1~2%대로 떨어졌다. 이후 2010년(3.45대 1)부터 매년 경쟁률이 상승하는 추세다.

특히 부가가치가 높은 농업 분야 경쟁률이 높았다. 특용작물학과 경쟁률은 7.07대 1을 기록했고, 산림조경학과(6.63대 1) 식량작물학과(6대 1)도 입학 경쟁이 치열했다.

한농대는 한번 졸업하면 취직 걱정은 없다고 한다. 1997년 개교 이래 배출한 졸업생 3,702명 가운데 85%가 넘는 3,015명이 영농 분야에 성공적으로 정착했다는 것이 학교측 설명이다.

지금까지 사양산업으로 취급됐던 농축수산 분야에 이처럼 지원자가 몰리는 것은 전통적 선호 직종인 화이트컬러 직종의 취업 문턱이 점점 높아지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또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정년 이후 생계가 막막한 일반 기업에 비해 농축수산 분야는 은퇴 없이 일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한농대 관계자는 “농업 분야 고령화가 심각해지면서 젊은층이 부족한데, 청년들이 오히려 이런 점을 일종의 ‘미래성장산업’이자 ‘블루오션’으로 보고 진출을 희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원자 연령별로 20대 지원자가 작년 410명에서 올해 555명으로 가장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자 2,032명 가운데 10대(1,357명)와 20대(555명)이 90% 가량을 차지한다.

한농대는 향후 면접 등 절차를 거쳐 11월 말 최종 합격자 390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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