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컴퓨터(PC) 제조업체인 중국 레노버가 태블릿PC 크기에 가까운 6.8인치 대화면 스마트폰으로 국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레노버는 19일 서울 역삼동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태블릿과 스마트폰의 장점을 결합한 ‘팹플러스’를 20일부터 인터넷 쇼핑몰 11번가를 통해 국내 판매한다고 밝혔다. 팹플러스는 레노버가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에 공개한 전략 스마트폰 ‘팹’의 고급형 제품이다.
이 제품은 본체 전체에 금속(메탈)을 적용하고 퀄컴의 스냅드래곤 옥타코어 64비트 응용 프로세서(AP)와 1,300만 화소 뒷면 카메라, 500만 화소 앞면 카메라 등을 탑재했다. 국내 판매가는 39만9,000원이다.
팹플러스의 가장 큰 특징은 6.8인치 초고화질(HD) 화면이다. 이는 지금까지 출시된 스마트폰 가운데 최대 수준으로 애플의 ‘아이폰6플러스’(5.5인치)보다 1.3인치 크다. 반면 두께는 7.6㎜에 불과하다.
레노버는 여기에 영화관에서 사용하는 미국 돌비사의 입체 음향 기술인 애트모스 기술과 대용량 스피커를 탑재해 입체적이고 실감나는 음향 효과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강용남 한국레노버 대표는 “팹플러스는 한 손으로 휴대가 가능한 크기 중 가장 크고 음향이 뛰어난 제품”이라며 “영화나 게임, 쇼핑 등을 더 편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레노버는 손이 작은 사람도 한 손으로 조작이 가능하도록 여러 기능을 추가했다. 화면에 손가락으로 알파벳 ‘C’자를 그리면 화면이 작아지고 화면을 기울이는 방향으로 쏠리도록 했다. 왼손잡이라면 화면을 작게 만든 다음 휴대폰을 왼쪽으로 기울여 왼쪽에 위치하도록 하면 된다. 또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 홈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손가락으로 화면을 두 번 두드려 켤 수 있다.
기본 저장 용량은 32기가(GB)이지만 SD카드를 삽입해 용량을 확장할 수 있다. 특이한 점은 SD카드를 넣는 곳에 이동통신업체의 범용이용자식별모드(USIM, 유심) 카드를 넣어도 된다. 이렇게 되면 해외 여행 시 현지 이통사 유심 카드를 구입해 끼워 넣으면 한 휴대폰으로 두 개 번호를 동시에 쓸 수 있다.
한국레노버가 국내에 스마트폰을 내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국내 휴대폰 시장이 고가에서 중저가폰 중심으로 재편되고 TG앤컴퍼니의 ‘루나’처럼 중소업체 스마트폰이 인기를 끌면서 레노버도 국내 진출을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강 대표는 “중국, 동남아 등 해외에서는 이용자가 인터넷 쇼핑몰 등을 통해 휴대폰을 구입하고 원하는 이통사를 골라 가입하는 자급제 시장이 급격히 커지는 추세”라며 “우리나라도 지금까지는 이통사가 휴대폰 보조금을 제공해야 잘 팔렸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것으로 보고 제품을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중국업체 화웨이도 일명 구글폰인 ‘넥서스6P’를 1,2주 안에 국내 출시한다. 우선 온라인 구글스토어를 통해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며 이통사를 통해 출시하는 것도 협의 중이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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