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축구’를 격침시킨 이변을 일으킨 최진철호가 베일에 싸인 기니를 맞이한다.
최진철(44) 감독이 이끄는 U-17(17세 이하) 대표팀은 21일 오전 8시(이하 한국시간) 칠레 라 세레나 라 포르타다 스타디움에서 조별리그 B조 2차전 기니와의 결전을 치른다. 현재 승점3으로 B조 선두에 올라 있는 한국은 기니전 승리로 16강 진출을 조기에 확정 짓겠다는 각오다.
문제는 기니가 낯선 팀이라는 것이다. 한국 대표팀은 성인 대표팀과 친선 경기를 포함해 기니를 상대해본 적이 없다. 브라질의 경우 B조 최강팀이 분명했지만 최진철호는 앞서 브라질에 대한 ‘예방 주사’를 맞은 바 있다. 지난 9월 수원 컨티넨탈컵 국제청소년 축구대회에서 브라질을 상대했다. 0-2로 패하긴 했지만 브라질을 이기는 법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러나 기니는 여태 경험해본 적이 없는 팀이기 때문에 덜미를 잡힐 공산도 있다. 기니는 18일 개막전에서 ‘축구 종가’잉글랜드에 1-1로 비겼다. 기니는 잉글랜드에 선제골을 내주고 0-1로 끌려가는 듯 했지만 후반 종료 14분을 남긴 상황에서 나비 반고우라가 기습적인 동점골을 터뜨리는 등 만만치 않은 저력을 선보였다. 대부분 프리미어리그 명문팀에 소속돼 있는 잉글랜드 선수들과 비교하면 국내파 선수들 위주인 기니가 ‘본때’를 제대로 보여준 셈이다.
경기가 끝난 후 닐 듀스닙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 역시 “기니는 굉장히 역동적인 팀이었고 역습에 능한 팀이었다”라고 평가했다.
최진철호는 지난 수원컵에서 같은 아프리카 국가인 나이지리아를 상대하면서 간접 경험을 해본 적은 있다. 나이지리아와 기니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52위와 55위로 비슷하다. 당시 ‘바르샤 듀오’ 장결희와 이승우(이상 17ㆍ바르셀로나B)가 공격 선봉에 섰지만 선수 개개인의 피지컬 측면에서 한국이 열세를 보였고 1-1로 비겼다. 최진철 감독은 출국 전 인천공항에서 기니에 대해 “유연하고 빠른 아프리카 특유의 축구를 구사한다. 우리선수들이 빠르게 생각하고 예측해야 한다”고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기니전이 4년 만의 17세이하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최대 승부처가 된 만큼 팀의 간판 이승우의 발끝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FIFA 역시 19일 ‘태극전사들을 위한 이승우의 노래’라는 제목의 공식 홈페이지 기사를 통해 이승우를 집중 조명했다. FIFA는 “이승우가 최근에 보여준 가장 뛰어난 활약은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십 8강에서 일본을 상대로 터트린 골”이라며 “뛰어난 드리블에 이은 부드러운 마무리는 디에고 마라도나도 자랑스러워했을 엄청난 득점”이라고 극찬했다. 이승우뿐만 아니라 브라질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장재원, 이상헌(17ㆍ이상 현대고) 등도 득점 사냥에 나선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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