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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P 날개 단 ‘메이드인 베트남’ 중국제 앞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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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P 날개 단 ‘메이드인 베트남’ 중국제 앞지른다

입력
2015.10.1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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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호치민 인근의 한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의류 완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호치민=EPA 연합뉴스
베트남 호치민 인근의 한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의류 완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호치민=EPA 연합뉴스

베트남 호치민 시 남부 외곽에 자리잡은 광활한 공장 지대. 과거 과수원이었던 이곳에 지금은 나이키 등 스포츠 웨어 전문업체들의 생산 공장들이 줄줄이 들어섰다. 세계적인 상표 제작업체인 에이버리-데니슨도 지난 7월 2만8,000㎡ 규모의 공장을 지었다.

의류ㆍ섬유 산업(약 40%)을 중심으로 12개 산업 공단이 줄줄이 들어선 이곳은 올해 5월까지 36억7,000만달러(약 4조1,200억원)의 외국인 투자 계약에 성공, 이제는 제조업 생산의 전초기지로 거듭났다. 공단 주변으로는 주거 및 생활 필수 시설들도 크게 늘어나면서 활발한 생활 경제권까지 부수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스미겔스키 에이버리-데니슨 부사장은 “의류 생산량이 급증할 경우에 대비해 설비 확대를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조만간 세계 시장에서 ‘메이드 인 베트남’ 제품이 중국제품보다 더 많이 눈에 띌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 보도했다.

지난해 베트남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는 124억 달러로 집계됐는데 이는 2009년과 비교해 25% 급증한 수치다. 우리나라의 삼성전자도 현재 45억달러인 투자 규모를 향후 2배까지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드 인 베트남’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이유는 젊고 활기찬 노동력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반면, 인건비는 중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 의류업체 사장은 “중국에서 30년 걸렸던 일들이 베트남에서는 불과 10년 만에 가능해 지고 있다, 앞으로는 보다 고도화된 제품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베트남 근로자들의 기술력과 정부 지원을 높이 평가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특히 미국을 포함한 환태평양 12개국이 참여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비준되면 베트남의 성장세가 가속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TPP에 따라 회원국 간 무역 장벽이 사라지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베트남 등 개발도상국이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싱크탱크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는 “TPP 발효 시 베트남이 대형 소비자 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훨씬 더 커져 최대 수혜국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베트남 정부 역시 “TPP가 향후 10년간 335억달러의 경제 부흥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는 현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의 20%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의류ㆍ신발 산업 수출 규모는 2025년까지 46%나 성장, 1,65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회계ㆍ경영 컨설팅업체 PWC는 “무역 제한이 지속적으로 풀릴 경우 동남아 경제에 투자가 쇄도하면서 2050년까지 베트남은 나이지리아와 함께 세계 양대 경제 대국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물론,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TPP에 따른 무관세 혜택을 제대로 받으려면 기본 재료인 원사(原絲)에서 최종 완제품까지 모든 공정이 역내 회원국에서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현재 베트남은 대부분의 원사와 섬유를 TPP 참여국이 아닌, 중국 등에서 수입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더 많은 원사ㆍ섬유 업체가 중국을 떠나 베트남에 생산기지를 만들 유인이 높아져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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