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읽어주는 남자 <13> 인덱스 펀드
현존하는 최고의 투자귀재로 불리는 ‘오마하의 현인’ 워렌 핏이 투자자들에게 적합한 투자방법에 대해 꾸준하게 언급하는 말이 있다. 바로 인덱스 펀드에 대한 조언이다. 특히 본업이 있고 투자에 충분한 시간을 내기 어려운 개인투자자들에게는 투자대안으로 인덱스 펀드가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인덱스 펀드는 기본적으로 주가지수를 벤치마크로 하면서 시장의 평균 수익률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운용되는 펀드이다. 다시 말하면 시장 전체에 투자하는 효과를 얻기 위한 펀드라고 할 수 있다.
인덱스 펀드가 나타나게 된 시기는 40년 전 미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당시 미국 펀드 시장은 적극적으로 기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액티브 펀드가 대세였고, 높은 투자비용이 수반됐다. 인덱스 펀드는 액티브 펀드와는 반대로 시장을 중심으로 분산투자를 진행하고 투자비용을 낮출 때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만들어졌다. 결국 비용을 절감하고 시장에 대한 효율적 투자를 통해 투자자의 성과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이런 목적을 바탕으로 미국에서 1970년대 초반 웰스파고 은행에서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최초의 인덱스 펀드가 만들어졌고, 1974년에는 ‘인덱스 펀드의 아버지’로 불리는 존 보글이 개인투자자가 투자 가능한 인덱스 펀드를 만들면서 이후 핵심적인 펀드 투자 전략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국내에서는 1999년에 처음으로 소개됐다.
그렇다면 워렌 버핏이 인덱스 펀드 투자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투자자 입장에서 인덱스 펀드를 통해 크게 시간, 위험, 비용 3가지를 줄이며 투자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투자에 필요한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인덱스 펀드의 운용전략은 지수의 흐름을 잘 반영할 수 있는 기업을 가지고 투자하는 것이다. 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많은 기업을 포트폴리오로 편입해 운용하기 때문에 위험을 낮추는 분산투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투자자는 인덱스 펀드 투자를 통해 시장을 조사하고 주식을 발굴하는 시간을 절약하면서 쉽게 분산투자를 할 수 있다.
투자 위험도 줄일 수 있다. 개별기업이나 산업이 10년, 30년 후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30년 전과 비교해보더라도 국내외 100대 기업 중 현재까지 동일한 입지를 유지하고 있는 기업이 많지 않다는 것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시장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국가가 없어지지 않는 이상 시장은 존재하며 시간이 흘러도 수많은 기업들이 경제활동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덱스 펀드를 통해 시장에 투자한다면 개별 기업이나 산업을 선택했을 때보다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다.
인덱스 펀드에 투자할 경우 투자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인덱스 펀드는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얻기 위한 액티브 펀드와 비교해볼 때 보유 주식의 교체 빈도가 적기 때문에 펀드 운용비용(거래비용 등)이 줄어든다. 운용비용이 감소하면 자연스럽게 투자자가 펀드에 투자 시 발생하는 투자비용이 낮아진다. 특히 펀드슈퍼마켓과 같이 상대적으로 투자비용이 저렴한 투자채널을 활용한다면 투자비용을 더욱 절감할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투자로 인한 상대적인 소외감도 해소할 수 있다. 주식에 직접투자 경험이 있는 투자자라면 시장이 오르는데도 불구하고 보유한 주식이 오르지 않아 속상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고 있다면 적어도 시장이 오르는데 내 펀드는 오르지 않는 것에 대한 상대적 소외감은 없어지게 된다.
단기적인 시장상황에 따라 인덱스 펀드의 성과는 액티브 펀드에 미치지는 못할 수도 있다. 또 인덱스 펀드의 특성상 시장 대비 초과성과를 거두기는 어렵다. 때문에 인덱스 펀드를 포트폴리오의 주축인 핵심펀드로 활용해 안정적인 성과를 추구하면서 초과성과를 거두기 위한 액티브 펀드로 포트폴리오를 뒷받침 한다면 더욱 효율적인 펀드 투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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