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전국 156개교서 환경교육
자발적 참여 임직원만 200여명
선천성 안면기형 아이 성형 지원에
망고 심어 남수단 난민 자립 돕기도
“한번 세수할 때 필요한 물의 양은 1리터예요. 그런데 여러분이 수도꼭지를 잠그지 않으면 1분 동안 12리터의 물을 흘려 보내게 돼요. 이는 아프리카에서 한 달 간 먹고 마시고 씻는 물의 양과 같습니다.”
LG생활건강의 화장품 개발을 담당하는 박영주(39) 파트장은 지난 5월 서울 동작중학교 학생들 앞에 1일 환경 강사로 섰다. LG생활건강 임직원들이 재능기부로 청소년들에게 친환경 지식을 전파하는 교육기부 프로그램 ‘빌려쓰는 지구 캠프’ 의 일환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 기부에서 벗어나 회사가 보유한 자원과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부터 에코맘코리아와 함께 시작한 청소년 대상 환경교육 프로그램 ‘글로벌 에코리더’ 중 하나로 반응이 좋았던 ‘빌려쓰는 지구 캠프’를 올해부터 교육부와 손잡고 전국으로 확대했다. 올해는 총 156개교로 에서 진행된다.
이 프로그램은 세수, 양치, 머리 감기, 설거지, 세탁, 분리 배출 등 8가지 기본 습관 섹션으로 구성돼 1~7교시 동안 교과 수업을 하지 않고 LG생활건강 임직원들이 환경 지식을 가르친다. 칫솔연구원이 양치 방법, 세제연구원이 세탁을 가르치는 식이다. 이렇게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임직원들만 200여명이다.
박 파트장은 귀요미송에 세수 방법을 가사로 붙인 ‘귀요미 세안법’을 만들어 알기 쉽고 재미있게 가르치고 있다. 박 파트장은 “사범대를 나와 학원 강사와 주일학교 교사를 하면서 청소년들을 많이 만났는데 제대로 세수을 하지 않거나 화장을 두껍게 해서 피부가 망가지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웠다”며 “올바른 세수 방법과 물을 낭비하지 않는 습관을 들이는 쪽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김흥식 상무는 “세안, 양치, 머리감기 등은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청소년 시절에 친환경 생활 습관을 제대로 배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자유학기제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창의적인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물론 유치원 교사와 학부모 등 일반인들에게도 올바른 구강건강 상식을 알리는 ‘페리오 키즈스쿨’도 LG생활건강의 대표적 사회공헌활동이다. LG생활건강 소속 치위생사가 매년 학교, 유치원, 아동복지시설 200여곳을 직접 찾아가 치아건강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백화점 화장품 브랜드 오휘는 2007년부터 시작한 선천성 안면기형 어린이들의 성형수술을 지원하는 ‘오휘 아름다운 얼굴 캠페인’을 더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대병원과 협력해 오휘의 판매 수익금 중 일부를 성형수술과 치료비, 연구비 등에 써왔다.
또 이 업체는 3년 전부터는 외모 콤플렉스로 집 밖에 나가기를 꺼리는 아이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치료하기 위해 ‘동그라미 캠프’도 열고 있다. 전국의 구순구개열 환아와 부모를 초청해 1박 2일 동안 콘서트, 미술놀이, 워터파크 체험 등을 마련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임직원들의 물건을 기증받아 아름다운 가게에서 판매하는 ‘아름다운 토요일’을 10년째 매년 개최하고 있다. 2006년부터는 해마다 2~3회씩 할인점과 공동으로 기획전을 열어 수익금을 아름다운재단, 세이브더칠드런, 유니세프에 기부하고 있다.
이밖에 한국사회복지관협회와 2007년부터 저소득가정 어린이들의 치과진료를 지원하는 ‘스마일 투게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결과 4~13세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ㆍ차상위계층 어린이 1,030여명을 지원했다. 아름다운 재단과 함께 2005년부터 진행 중인 여성가장 지원사업으로 연간 200여명의 여성들이 질병을 치료받고 있다. 임직원과 회사의 1 대 1 매칭펀드로 운영되는 이 사업으로 지금까지 2,230여명에 이르는 여성이 지원을 받았다.
해외 사회공헌 사업도 활발하다. 더페이스샵은 2010년부터 이광희 디자이너가 설립한 사단법인 ‘희망의 망고나무’와 함께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 지역 난민의 자립을 돕기 위한 ‘희망의 망고나무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척박한 아프리카 환경에서도 100년 넘게 장수하는 망고나무를 현지에 심고, 가정에 망고 묘목을 나눠줘 재배 교육 등 자립을 돕는 캠페인이다. 심은 지 4년이 지나면 비타민 AㆍCㆍD가 풍부한 열매를 1년에 두 차례 수확할 수 있기 때문에 수단 어린이들의 영향 불균형 해소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이 업체는 이런 활동들을 발전시켜 톤즈 지역 주민들의 자립 기반을 만들어 줄 수 있는 복합교육문화센터 ‘희망고 빌리지’를 세웠다. 목공ㆍ건축 수업이나 재봉, 영어 수업 등 직업 교육을 실시하고 이들이 교육을 받는 동안 자녀들을 위해 유치원도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사회공헌 담당자는 “생활용품, 화장품, 음료사업의 연계성을 강화하고 고객의 소통ㆍ참여를 확대하는 사회공헌 방향이 중요하다”며 “글로벌 지역사회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권영은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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