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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구역 더 만들어야 비흡연자도 피해 덜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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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구역 더 만들어야 비흡연자도 피해 덜 봐"

입력
2015.10.18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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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실외 금연구역 1만2000여 곳

합법적 흡연구역은 26곳에 불과

길거리, 골목길 흡연에 비흡연자 고통

흡연부스 등 흡연구역 확대 목소리

18일 서울 중구 을지로1가 사거리에 설치된 개방형 흡연부스에서 시민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이 흡연부스는 자동소방재떨이, 동작감지환풍기 등 현대적 시설을 갖췄다. 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18일 서울 중구 을지로1가 사거리에 설치된 개방형 흡연부스에서 시민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이 흡연부스는 자동소방재떨이, 동작감지환풍기 등 현대적 시설을 갖췄다. 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서울시와 자치구가 최근 앞다퉈 실외 금연 구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공장소에서 흡연할 수 있는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지면서 흡연 부스 설치 등 ‘흡연 구역’도 마련해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흡연구역이 부족해지면서 불법 길거리 흡연과 골목길 흡연 등이 늘어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 피해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에 존재하는 실외 금연구역(자치구 지정 포함)은 2012년 총 3,117곳에서 2015년 8월말 현재 금연거리 29곳을 포함해 총 1만2,141곳으로 4배 가량 증가했다. 올해도 서울 자치구 9곳이 금연 구역을 추가 지정했고 서울시는 내년 4월부터 지하철역 출입구 10m 이내를 금연 구역으로 지정해 단속에 들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급격히 증가하는 금연 구역에 비해 애연가들이 마음 놓고 담배를 피울 수 있는 합법적인 실외 흡연 공간은 26곳에 불과하다. 26곳의 흡연공간 중 자치구 자본으로 설치된 공간은 6곳에 불과하고 나머지 19곳은 민간 자본으로 설치된 장소다. 특히 24개 자치구 중 흡연공간이 하나도 없는 곳도 있다.

이 때문에 애연가들은 길거리 흡연부스 등 ‘흡연구역’도 마련해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흡연자들 역시 흡연공간 마련에 적극 찬성하고 있다. 금연구역이 늘면서 흡연자들이 골목길 등으로 한꺼번에 몰려 간접 흡연으로 인한 피해를 보고 있고 꽁초 등 청결 문제도 있는 만큼 담배연기를 접하지 않을 수 있는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의 조사 결과에도 이 같은 의견이 그대로 반영돼 조사 대상의 79.9%가 ‘길거리 흡연구역 조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는 ‘흡연구역이 불필요하다’는 의견(20.1%)보다 4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특히 흡연구역 조성을 찬성하는 비율은 흡연자들(77.0%)보다 오히려 비흡연자들(80.6%)에게서 더 높게 나왔다. 실내외 금연구역이 크게 늘면서 길거리나 골목길로 쏟아져 나온 흡연자들로 인해 비흡연자들이 큰 고통을 느끼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흡연자들을 위한 흡연구역 조성 방안으로 ‘흡연 부스’ 설치가 주목 받고 있다. 특히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7번과 8번 출구 사이에 설치된 흡연 부스는 옥외 흡연 전용부스의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다. 민ㆍ관ㆍ공익기관이 협력해 운영되고 있는 이 흡연부스는 공익기관이 흡연부스를 설치를 하면 인접한 롯데백화점이 청소를 담당하고 총괄 관리는 관할 구청인 중구청에서 맡는 형식이다. 도시 친화적이고 친환경적인 디자인으로 설계된 흡연부스는 자동연소 재떨이와 동작 인식 환기 시스템 등 최첨단 시설이 갖춰져 있어 흡연자들의 편의성뿐만 아니라 비흡연자들의 혐연권도 함께 보장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설치 후 하루 1,000여명의 흡연자가 이용하는 등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웃 일본에서도 2001년 도쿄 지요다(千代田)구에서 길거리 흡연자가 턴 담뱃재에 지나가던 어린아이가 눈을 다친 사건을 계기로 노상 흡연과 보행 흡연을 규제하는 자치조례로 만드는 대신 흡연부스 설치를 확산하는 추세다.

최판술 서울시의원은 “다음달 서울시의회 정례회에서 흡연구역 지정 조례안을 발의할 계획이다”면서 “흡연부스 설치 등 흡연구역 지정은 흡연자들에 대한 권리 보장과 함께 비흡연자들의 간접 흡연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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