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종도=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장타여왕' 박성현(22ㆍ넵스)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직행이 아쉽게 무산됐다.
박성현은 18일 인천 스카이72 골프클럽 오션코스(파72ㆍ6,364야드)서 열린 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최종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1개, 보기 2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쳤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의 성적을 낸 박성현은 우승자 렉시 톰슨(미국)에 1타 뒤진 공동 2위로 대회를 마감하며 LPGA 직행 티켓을 놓쳤다.
박성현은 대회 1라운드부터 주특기인 장타력을 앞세워 승승장구했다. 그는 첫날 보기 없이 10언더파 62타를 기록하며 코스레코드를 작성했다. 한 조를 이룬 톰슨과 미셸 위(미국)도 인정할 만한 비거리와 정확도였다. 박성현은 2라운드에서 잠시 주춤했으나 3라운드에서 다시 공동 선두로 도약했다.
그러나 박성현은 마지막날 잇따른 실수로 아깝게 우승을 놓쳤다. 그는 3번홀(파3)에서 어프로치샷을 시도했으나 공을 그린에 올리지 못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이후 6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놓쳤다. 7번홀(파5)에서 이글을 낚았지만, 12번홀(파3)에서 다시 보기를 범했다.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에 등장한 박성현은 "LPGA 투어 대회여서 부담이 크긴 했다. 샷을 비롯해 상황에 따른 대처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알게 된 대회였다. 14, 15번홀에서 버디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우승을 놓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반면 톰슨은 7번홀(파5)부터 3연속 버디를 잡으며 타수를 급격히 줄여나갔다. 그는 11번홀(파5)에서 보기를 범했으나 15번홀(파4)에서 버디로 만회하며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로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는 2012년 우승자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 이후 한국서 열린 LPGA 대회에서 3년 만에 정상 고지를 밟은 외국 선수가 됐다.
경기 후 톰슨은 "이번 주 초에 몸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라운드를 할수록 회복이 됐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려고 노력했다. 리더보드를 보지 않고 나만의 경기를 하려 했다. 갤러리들의 응원도 우승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우승할 때마다 꿈이 이뤄지는 느낌이다. 이번 대회도 마찬가지다"고 덧붙였다. 그는 가장 인상적인 한국 선수를 꼽아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전인지와 박성현이다. 매 라운드 꾸준했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양희영(26)은 후반 10번홀부터 18번홀까지 9연속 버디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1999년 베스 대니얼(미국)이 필립스 인비테이셔널 대회에서 세운 LPGA 투어 최다 연속 버디와 타이기록이다. 양희영은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세계랭킹 2위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함께 13언더파 275타 공동 4위로 대회를 끝냈다. 기대를 모았던 세계랭킹 1위 박인비(27ㆍKB금융그룹)는 8언더파 280타로 공동 15위에 그쳤다.
이번 대회는 어느 때보다도 많은 갤러리들이 몰리면서 성황리에 종료됐다. 주최 측의 한 관계자는 "첫날에는 5,376명, 둘째날에는 9,471명, 셋째날에는 1만2,734명, 마지막날에는 2만9,072명의 갤러리가 대회장을 찾았다.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고 귀띔했다.
사진=박성현(대회 조직위 제공).
영종도=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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