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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더머니4' 논란 그 후, 래퍼 전성시대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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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더머니4' 논란 그 후, 래퍼 전성시대 '아이러니'

입력
2015.10.1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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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퍼들의 전성시대다.

산이·버벌진트·베이식·마이크로닷 등은 장르를 뛰어 넘으며 피처링 1순위에 손꼽히고 있고, 나설 때마다 음원차트 상위권을 독식하고 있다. 조만간 새 음반을 내놓을 박재범·지코 등에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쇼미더머니4' 아이러니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래퍼들의 공통점은 Mnet '쇼미더머니4'에 출연했던 이력이다. 방송 당시에는 각종 논란을 만들어오던 주인공들이다. 선정성·비속어·여성비하 등은 물론 판정 번복까지 끊이지 않는 잡음을 일으켰다. 프로그램 종영 이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사상 최대 징계인 과징금 5,000만원을 제작진에게 물렸다.

힙합계 안에서도 쓴 소리가 흘러나왔던 '쇼미더머니4'. 하지만 '쇼'가 끝난 뒤 이들을 향한 관심은 더욱 뜨겁다. 2개월 가량이 지났지만 경연곡으로 흘러나왔던 '겁'은 10위권을 유지하고 있고 출연 래퍼들은 움직일 때마다 화려한 조명을 빨아들이고 있다.

■ '쇼미더머니4' 딱지 떼고

'쇼미더머니4'가 랩을 소재로 펼쳐진 한 편의 드라마였다면 진짜 링 위의 승부가 열린다. 프로듀서로 활약했던 박재범·지코·산이·타블로 등이 잇따라 신곡을 내놓는다.

산이가 먼저 한 곡을 던졌다. 정규앨범 '양치기 소년' 이후 6개월 만에 신곡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을 16일 발표했다. 발매 첫 날 멜론차트 5위로 출발했다.

'쇼미더머니4' 방영 기간 '겁' '오키도키' '거북선' 등 가장 많은 히트곡을 만들었던 지코는 출격 채비를 마쳤다. 더콰이엇과 페노메코와 손잡고 19일 '말해 YES or NO'를 발표하고 11월 초 한 장의 싱글을 더 발매한다. 블락비 이미지를 넘어 래퍼 지코로서 진면목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지난달 선공개곡 '솔로'를 발표했던 박재범은 조만간 정규 3집 앨범으로 승부수를 띄운다. 타블로 역시 새 레이블 하이그라운드에서 첫 신곡을 발표하겠다고 분위기를 달궜다.

■ '쇼미더머니4' 명과 암

'쇼미더머니4'에 출연한 래퍼들은 음악적인 흥행 외적으로도 큰 수혜를 입었다.

우승한 차지한 베이식은 회사원 이철주 씨에서 다시 래퍼의 길을 열었다. 작곡가 김도훈이 대표로 있는 레인보우브릿지월드와 전속계약을 맺고 잃었던 꿈을 되찾았다. 준우승 송민호는 '실력 있는' 아이돌로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얻어갔다. 4강에 올랐던 이노베이터는 한동안 소속사 없이 활동해왔지만 방송 이후 FNC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맺었다. 팔로알토는 CJ E&M의 투자·유통·마케팅·글로벌 네트워크를 등에 업고 음악 제작에만 집중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게 됐다.

반면 '쇼미더머니4'를 들었다놨다 했던 블랙넛은 정작 별다른 후광을 얻지 못한 사례로 남았다. 속옷 노출에 여성 혐오, 일베 논란 속에서도 블랙넛은 방송 끝무렵 다큐멘터리 형태로 랩에 대한 열정이 그려져 높은 공감을 샀다. 유종의 미를 완성하며 인지도를 높인 최고 수혜자로 꼽혔다.

하지만 여세를 잘 잇지 못하고 홍보 과욕이 화를 불렀다. 지난달 블랙넛은 신곡 발매를 앞두고 하의도 모자라 속옷까지 내린 사진을 공개해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쇼미더머니4'에서 가장 큰 이득을 본 래퍼였지만 '문제아' 이미지 그 이상을 얻지 못하게 됐다.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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