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외국인 투수 첫 PO 완봉승 거두며
다승왕 해커와 에이스 대결 완승
외국인 선수는 팀 성적과 직결될 정도로 비중이 절대적이다. 특히 선수 1~2명에 의해 승부가 갈릴 수 있는 단기전은 두 말할 필요 없다. 이런 점에서 NC와 두산의 플레이오프는 뚜껑을 열기 전 NC로 무게가 실렸다.
NC는 올해 용병 풍년을 맞았다. 타자 에릭 테임즈는 프로야구 최초로 40홈런-40도루를 달성하며 최우수선수(MVP)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고, 투수 에릭 해커는 19승(5패)으로 다승왕을 차지했다. 또 다른 투수 재크 스튜어트는 찰리 쉬렉의 대체 선수로 올해 수확한 8승(2패) 중 7승을 후반기에 올렸다.
반면 두산은 용병 덕을 전혀 못 봤다.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는 시즌 내내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는 경우가 많았고,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자랑했던 앤서니 스와잭도 기대를 밑돌았다. 심지어 스와잭은 팔꿈치 부상으로 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 빠졌다. 타자 데이빈슨 로메로는 선발과 벤치를 오가는 신세였다.
그러나 막상 붙어보니 두산의 일방적인 승리였다. 두산은 18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니퍼트의 완봉 역투에 힘입어 7-0 완승을 거뒀다. 니퍼트는 9이닝 동안 안타 3개와 볼넷 2개를 내줬을 뿐 6개의 삼진을 뽑아내며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틀어 막고 1차전 데일리 MVP에 뽑혔다.
5회말 선두 타자 에릭 테임즈에게 안타를 맞기 전까지 4이닝 퍼펙트 투구를 하는 등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다. 총 투구 수는 114개였고, 최고 시속은 153㎞를 찍었다. 포스트시즌 완봉승은 20번째, 외국인 선수가 플레이오프에서 완봉승을 거둔 건 니퍼트가 처음이다. 포스트시즌 전체로 따지면 2007년 한국시리즈 1차전 다니엘 리오스(두산). 2009년 한국시리즈 5차전 아퀼리노 로페즈(KIA)에 이어 세 번째다.
NC의 필승 카드 해커는 외국인 에이스 맞대결에서 4이닝 6피안타(2홈런) 4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1회부터 연속 안타와 폭투까지 겹쳐 2점을 내주고 시작한 해커는 3회 민병헌, 4회 홍성흔에게 1점 홈런을 맞고 무너졌다. 또 4번 타자 테임즈는 5회말에 니퍼트의 퍼펙트를 깨는 팀의 첫 안타를 쳤을 뿐 3타수 1안타 2삼진으로 주춤했다.
두산 타선은 포스트시즌 첫 손맛을 본 민병헌이 홈런 2방으로 4타점을 올렸고, 최고참 홍성흔도 포스트시즌 통산 100안타를 솔로 홈런으로 장식하는 등 장단 10안타를 몰아쳐 니퍼트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넥센을 3승1패로 따돌리고 플레이오프에 오른 두산은 NC와의 첫 대결에서도 기선 제압에 성공, 2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지난해까지 25차례 치러진 5전3승제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팀이 한국시리즈에 오른 것은 총 20번으로 확률로는 80%다.
양 팀의 2차전은 19일 오후 6시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두산은 2차전 선발로 왼손 장원준을, NC는 스튜어트로 내보낸다.
창원=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김주희기자 juh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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