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교도소를 탈출해 은신 중인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아르치발도 구스만 로에라가 멕시코 해군 특수부대와 교전 과정에서 부상을 당했으며, 체포가 임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17일 AF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최근 구스만은 자신의 본거지인 멕시코 서북부 시날로아 주 산간마을 코살라의 안전가옥에서 은신하던 중 이곳을 급습한 멕시코 군부대와 총격전을 벌였고 다리와 얼굴에 부상을 입은 채 도주했다. AFP는 멕시코 군 당국과 미 정보기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부상 정도가 얼마나 심각한지, 총격에 의한 것인지 등 정확한 정보는 확인되지 않았다”라며 “경호원들이 응사하는 틈을 타 구스만은 준비되어 있던 차량을 이용해 현장을 빠져나갔다”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들은 구스만이 도주하며 이용한 차량이 현장에서 3㎞가량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고 전하며 부상이 심각할 경우 체포가 곧 이뤄질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탈옥 3개월 만에 처음으로 꼬리가 밟힌 구스만의 행적은 미 마약단속국(DEA)과 멕시코 군의 공조 끝에 드러났다. 미 NBC에 따르면 DEA 요원들이 지난 주 구스만이 산간지역인 코살라에서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다는 신호와 정보를 감지했고, 곧바로 멕시코 특수부대가 체포 작전에 돌입했다. 하지만 헬기를 이용해 공중 공격을 감행한 특수부대는 구스만 조직원들의 강도 높은 반격에 후퇴했고, 이어 지상공격을 통해 은둔지를 장악하는데 성공했지만 구스만을 붙잡는 데엔 실패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으로부터 오사마 빈 라덴과 함께 세계 최악의 범죄인으로 지정된 바 있는 구스만은 멕시코의 거대 마약조직인 ‘시날로아’를 이끌면서 미국에 유통되는 마약의 90%를 장악해왔다. 1993년 처음 체포 수감된 이후 2001년엔 세탁물 수레에 숨어 탈옥에 성공했고, 지난 7월 11일엔 17개월 동안 갇혀있던 멕시코시티 인근 알티플라노 교도소 독방 샤워실 바닥에서 외부로 연결된 땅굴을 이용해 탈옥한 후 잠행해 왔다. 멕시코 정부는 구스만의 체포에 현상금 380만 달러를, DEA는 500만달러를 내걸어 놓은 상태이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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