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2라운드가 촉발된 가운데 신격호 총괄회장의 판단력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지난 16일 롯데호텔 34층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후계자는 장남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개석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신 총괄회장이다.
전문가들은 신 총괄회장의 이날 발언은 신동주-동빈 형제 간의 경영권 관련 소송전 등에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을 돕는 민유성 전 산은지주 회장(SDJ코퍼레이션 고문)은 18일 언론과의 인터뷰서 "신 전 부회장이 그동안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해온 것이 입증된 셈"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주도하는 대로 일시적이고 단기적인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며 "신 총괄회장에게 맥락을 자세하게 보고하고 그때 가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특히 94세의 고령의 나이로 인해 빚어지는 판단력 논란을 완전히 불식시키지는 못했다. 신 총괄회장은 인터뷰에서 "아직 10년, 20년이고 더 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만 보면 90세가 넘는 나이에 경영 활동을 10년, 20년 더 하겠다는 것이 과연 상식적이고 명확한 판단에 의한 것이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신 총괄회장은 귀가 어두워 몇차례씩 질문을 되묻곤 했다.
롯데그룹 측은 "롯데는 상법의 지배를 받는 기업으로서 주주총회, 이사회 등의 의사결정을 통해 운영돼야 한다"며 "누군가의 지시가 아니라 이같은 절차에 따라 기업을 운영하는 기본 틀은 앞으로도 변함없다"고 말했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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