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5경기로 1년 농사의 수확이 결정된다. 지금 K리그 클래식 12개 구단 중 간절하지 않은 팀은 단 한 팀도 없다.
약 2주간 휴식을 취했던 구단들은 17일부터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상ㆍ하위 스플릿 라운드에 돌입한다. 33라운드까지 성적을 바탕으로 상위 6개팀(상위 스플릿)과 하위 6개팀(하위 스플릿)으로 나뉜 팀들은 38라운드까지 5경기를 더 치르게 된다. 상위 스플릿에서 이번 시즌 우승팀이 확정된다. 상위 3위까지의 팀에게는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진출권이 부여된다. 하위 스플릿에서는 다음 시즌 챌린지(2부리그) 선두팀과 자리를 맞바꿀 강등팀이 정해지고, 클래식(1부리그) 잔류를 위해 챌린지팀과 플레이오프를 치를 11위 팀이 결정된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전북 현대(21승5무7패)는 갈 길이 바쁜 상황이다. 시즌 초만해도 국내와 아시아 리그를 평정하고 2개의 왕관을 쓰겠다던 자신감이 드높았지만 어느새 꼬리를 내린 모양새다. 16일 현재 2위 수원 삼성과의 점수차는 8점. 34, 35라운드를 모두 잡아야만 그나마 2년 연속 우승을 조기에 확정 지을 수 있다.
그러나 전북의 스플릿 라운드 첫 경기 상대가 하필이면 ‘파죽지세’의 포항이다. 포항은 최근 4연승을 거뒀을 뿐만 아니라 최근 12경기(7승5무) 무패 행진을 달렸다. 가공할만한 뒷심이다. 특히 지난해 놓친 ACL 티켓을 차지하기 위해 남은 힘을 쥐어짜낼 전망이다.
그러나 스플릿 1라운드의 빅매치는 성남 FC와 FC 서울의 경기가 될 전망이다. 올해 성남의 약진으로 ‘수도권 더비’를 형성한 두팀은 공교롭게도 승점 54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성남이 골득실 1점 차로 근소하게 앞선다.
상위 스플릿에서 두 팀이 얻어가야 할 것은 우승보다는 ACL 진출권이다. 서울은 FA컵 결승에 올라있지만, 성남에게는 리그 3위를 굳히는 것만이 유일한 선택지다. 지난 13일 자메이카와의 친선경기에서 대표팀 데뷔골을 터뜨린 황의조(23)에게 기대를 걸어볼 만 하다. 황의조는 득점왕 순위에서도 김신욱(27ㆍ울산)과 아드리아노(28ㆍ서울ㆍ이상 14골)를 1골차로 추격하고 있다.
2위 수원은 여전히 우승을 사정권 안에 두고 있다. 첫 경기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홈 경기부터 물러 설수 없는 싸움의 시작이다. 수원은 권창훈(21), 염기훈(32) 등 에이스들을 앞세워 막판 뒤집기를 노린다는 각오다. 부상 당했던 선수들이 잇따라 복귀하고 있다는 점도 희망적이다.
한편 하위 스플릿에서는 FA컵 4강전에서 희비가 엇갈린 인천 유나이티드와 울산 현대가 만난다. 올 시즌을 빈손으로 마무리한 울산은 김신욱의 득점왕 등극이라도 노리겠다는 분위기다. 인천에게 울산은 상위 스플릿 진출에 재를 뿌린 ‘원수’다. 32라운드 홈경기 막판에 결승골을 얻어맞으면서다. FA컵 결승 진출로 기세가 등등한 ‘늑대’가 ‘호랑이’의 덜미를 물 수 있을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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