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화 교수의 유아 교육 이야기
아가는 울면서 성장합니다
며칠간 바빠서 어린이집에 나가지 않다가 오늘 아침에 들러보니, 지난 주에 엄청 울어대던 아가들이 방긋방긋 웃으면서 어머니와 헤어지고 각 교실에 들어가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아가들이 어린이집에 처음 오면서부터 2주간은 적응기간이라더군요. 이 기간에 아가들은 어머니와 헤어지는 연습을 하고 서서히 어린이집의 친구들과 선생님과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한다더군요.
아가들의 울음을 들어보면 자신의 성대나 성격이나 체격이나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 목소리가 다르더군요. 선생님들은 아가의 울음소리만 들어도 누구의 울음소리인지, 왜 우는지 금방 파악하더군요. 연준이는 ‘엄마’를 계속 불러대면서 울다가도 선생님이 노래를 불러줄 때는 껑둥껑둥 춤을 추다가 선생님의 노래가 끝나면 또 ‘엄마~ 엄마~’라면서 울곤 하였습니다. 가영이는 어머니와 헤어졌다는 사실이 서러워 큰 소리로 울면서도 아침 스프를 맛있게 다 먹더군요.
사실 아이보다 어머니가 더 못 헤어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아이의 울음소리를 들으면서 헤어진 후,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서 교무실에 부착된 CCTV로 계속 아이를 관찰하는 어머니들도 계셨고, 길에 서서 아이 울음소리에 애간장을 녹이는 어머니도 계셨습니다. 아무튼 아이들은 서서히 적응한 후, 어느덧 어린이집 가족들과 새로운 만남을 원활하게 꾸려나가게 된 게지요.
인간은 울음을 터트리면서 이 세상에 태어납니다. 첫 울음은 밖의 공기가 아가의 몸으로 들어가 폐활량을 조절하고 그 공기가 다시 밖으로 나오는 과정에 의한 첫 진행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아가의 자기 존재성을 세상에 알리는 첫 신호로도 볼 수 있겠습니다. 아가는 태어나면서부터 배고플 때도, 잠이 올 때도, 쉬~를 했을 때나 아플 때도 울음으로 자신의 상황을 알려줍니다. 울음은 곧 자신을 알리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점차적으로 혀를 세련되게 움직이게 되거나 언어를 하나하나 알아나가면서부터 울음의 횟수는 적어지고 말로 표현하는 빈도가 높아질 뿐만 아니라 감정상황에 따라 웃을 수도 있고 언어표현력이 점차 발달할 수도 있겠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아가들은 많이 우는 아이일수록 표현력이 우수하고, 성격이 적극적이고 건강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또한, 우는 가운데 자기조절력을 기르면서 문제해결력을 키우게 되고, 그 문제해결을 위해서 이런저런 생각을 구체적으로 함으로써 두뇌발달도 꾀하게 될 뿐만 아니라, 심폐기능도 더욱 활발하게 발달시킨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아가를 일부러 울릴 필요는 없지만, 우는 아이들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마음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어머니들께서는 아가의 울음을 통하여 아가의 총체적인 성장발달을 도모할만한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김정화 수성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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