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해 카리모프 대통령과 자원 에너지 분야에서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광물자원을 공동 탐사ㆍ개발하기로 합의했다. 이듬해인 2006년 카리모프 대통령이 방한해 노 전 대통령과 자원개발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우즈베크 아랄해 인근 1,300억㎥(액화천연가스 환산시 9,600만톤) 규모의 가스전을 개발하는 수르길 프로젝트는 이렇게 시작됐다.
본 계약을 체결한 것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다. 그는 2011년 우즈베크를 방문해 롯데케미칼, 한국가스공사 등을 프로젝트 사업자로 선정하는 약 4조3,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계약서에 서명했다. 이보다 앞서 2007년 한국 컨소시엄은 우즈베크 석유가스공사와 50 대 50 지분으로 합작투자사를 설립하고 수르길 가스전 개발 및 판매, 고밀도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 생산을 위한 가스화학단지 건설 및 운영을 맡기로 했다.
여기에 박근혜 대통령이 힘을 보탰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우즈베크를 방문해 카리모프 대통령과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심화 및 발전을 위한 공동 선언’을 발표했다.
3명의 대통령이 공을 들인 우즈베크 가스전 화학단지인 수르길 프로젝트가 10년 만에 결실을 보게 됐다. 롯데케미칼은 15일 중앙아시아 지역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단지인 우즈베크 수르길 공장이 완공돼 시험생산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30만평 규모로 건설된 이 공장은 내년 1월 상업생산을 시작한다.
롯데케미칼은 국내 엔지니어링사들과 손잡고 석유화학의 불모지였던 중앙아시아 지역에 대규모 석유화학공장을 건설해 유럽, 러시아, 북아프리카로 시장을 넓히게 됐다. 아울러 천연가스 채굴, 수송, 가스 분리, 폴리에틸렌ㆍ폴리프로필렌 생산까지 수직계열화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롯데케미칼의 기술로 건설된 폴리에틸렌ㆍ폴리프로필렌 공장은 국내 업계 사상 첫 석유화학기술의 해외 수출 사례다.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은 “한국 정부의 적극적 지원으로 사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며 “우즈벡 사업 성공을 발판 삼아 글로벌 석유화학회사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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