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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기는 나의 힘’ 두산, 기적의 역사 살펴보니….

입력
2015.10.15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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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기는 나의 힘’두산, 기적의 역사 살펴보니….

6회말까지 2-9, 8회말까지 5-9로 뒤진 가운데 아무도 두산의 승리를 기대한 사람은 없었다. 게다가 고도의 집중력으로 총력전을 벌이는 포스트시즌이라 더욱 그랬다.

14일 넥센과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11-9로 포스트시즌 역대 최다 점수차(7점) 역전승을 거두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두산. 하지만 두산의 짜릿했던 역사를 떠올리면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미러클 두산’의 시작은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0년 김인식 감독이 이끌던 두산은 현대와의 한국시리즈에서 초반 3연패했으나 4~6차전을 내리 잡아 3승3패 균형을 맞췄다. 비록 7차전에서 패해 준우승에 머물기는 했으나, 팬들은 두산 이름 앞에 ‘미러클’을 붙이기 시작했다.

이듬해에는 ‘기적’을 완성했다. 2001년 두산은 정규시즌 3위로 가을잔치에 나갔다. 준플레이오프에서 한화를 2연승으로 완파하고 플레이오프에선 2위 현대마저 3승1패로 제압했다. 이어 정규시즌 1위 팀 삼성과 한국시리즈에서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앞선 가운데 10월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4차전은 한국시리즈 역사에 길이 남을 명승부로 회자된다. 두산은 2회초 대거 8실점하며 일찌감치 승부가 기우는 듯했다. 그러나 3회말 12점을 뽑아 18-11로 대역전승을 거뒀다. 결국 4승2패로 패권을 차지한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마지막 사례가 됐다. 2013년 넥센과 준플레이오프에서는 먼저 2연패를 하고 3차전에서도 벼랑 끝에 몰렸다가 기사회생 후 3연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정규시즌에서도 ‘미러클 두산’의 모습은 종종 나왔다. 2000년 5월7일 LG와 잠실 라이벌전에서 두산은 9회초 투아웃까지 5-10으로 뒤지다가 믿기지 않는 동점에 성공하고 연장 10회초에 결승점을 뽑아 11-10으로 대역전승을 일궜다.

불가사의한 뚝심은 위기에서 빛을 발했다. 김인식 감독 부임 첫 해인 1995년 정규시즌에서 두산은 8월27일까지 선두 LG에 6경기 뒤진 2위였다. 한국시리즈 직행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9월10일부터 14경기에서 12승(2패)을 쓸어 담았고 결국 한국시리즈에서 롯데를 4승3패로 꺾고 창단 2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1998년에도 드라마가 있었다. 9월17일까지 7위로 사실상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적이었다. 하지만 다음날부터 14경기에서 막판 8연승을 포함해 11승(1무2패)을 기록하며 가을잔치에 나갔다. 양대 리그로 치러진 1999년에도 시즌 막판 극적인 5연승으로 드림리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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