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뒤 안 맞는 與 국정화 주장

전희경 자유경제원 사무총장

90여명 참석… 국정화 당론 채택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원유철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역사교과서 관련 긴급 정책 의원총회에서 전희경 자유경제연구원 사무총장의 강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이 우익단체 인사를 초청해 정부의 검ㆍ인정을 통과한 현행 한국사 교과서들을 ‘북한 대변 교과서’라고 몰아붙이는 ‘황당 강연’을 진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희경(사진) 자유경제원 사무총장은 15일 새누리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역사교과서 어떻게 편향되었나’라는 주제로 국정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강연을 했다. 의총에는 새누리당 의원 90여명이 참석했다.

전 사무총장이 국정 전환의 이유로 든 건 뜻밖에도 다양성ㆍ자율성 보장이었다. 그는 2013년 8월 검정 심의 과정에서 무더기 부실ㆍ왜곡 사례로 물의를 일으킨 교학사 역사교과서가 일선학교에서 거의 채택되지 못했던 사례를 거론한 뒤 “좌파단체들이 동문회와 학부모회, 좌파언론을 동원해 채택을 방해함으로써 다양성ㆍ자율성과 소비자의 선택이 제한된 만큼 검ㆍ인정 교과서를 버리고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써야 한다”고 강변했다.

그러나 당시 교학사 교과서는 정부의 1차 검정 심의를 통과해 공개되자마자 학계에서 298건의 오류가 지적됐고, 정부로부터는 251건의 수정권고를 받은 ‘부실덩어리’였다. 일선학교 교사들과 학부모들의 거부는 그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하지만 그는 이런 흐름을 ‘좌파세력의 선동’으로 몰아간 것이다. 게다가 8종의 교과서를 국정교과서로 대체하는 것을 두고 다양성ㆍ자율성 보장이라고 주장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전 사무총장은 역사학계의 정설과는 동떨어진 ‘건국일’ 주장도 폈다. 그는 “현행 교과서는 건국일이 없는 이상한 교과서”라며 “대한민국 생일은 초라하게 기술했고 북한의 건국일은 추앙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상하이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는 헌법전문을 무시하고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1948년 8월15일을 건국일로 삼자는 뉴라이트의 일방적 주장을 반복한 것에 불과하다.

나아가 전 사무총장은 검ㆍ인정 체제 교과서를 “북한 대변 교과서”로 규정하며 “민주화의 그늘을 외면했다”고도 했다. 민주주의가 ‘광화문 떼법’을 용인하고 법치주의를 허물고 있는데 그 위험성을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헌법이 보장한 집회와 표현의 자유를 무시한 발언이란 지적을 받을 만하다.

그런데도 새누리당 의원들은 전 사무총장의 강연이 끝나자 “잘했어”, “훌륭하다”며 박수를 쳤다. 그리고는 곧바로 국정화 추진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이처럼 새누리당이 정부의 국정교과서 전환 방침에 ‘확성기’ 역할을 자처한 가운데 ‘원조 소장파’인 정두언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역사교과서를 국정으로 바꾸겠다는 건 시대에 완전 역행하는 처사”라고 소신을 밝혔다.

김지은기자 luna@hankookilbo.com

정승임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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