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중일 삼성 감독.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초보'라고 얕보다간 큰 코 다친다. 감독 부임 첫 해부터 자신만의 확실한 색깔을 내세우며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낸 사령탑들도 많다.
가장 성공적인 '초보 감독'으로는 단연 삼성의 선동열 전 감독과 류중일 감독을 꼽힌다. 둘은 나란히 감독 부임 첫 해 팀을 정상에 올려놨다.
2004년 삼성 수석코치를 맡았던 선동열 전 감독은 2005년 수장 자리에 올라 사상 최초로 감독 데뷔 첫 해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냈다. 당시 삼성은 박진만과 심정수 등 대형 FA(프리에이전트)를 영입하며 확실한 투자에 나섰고, 선동열 감독은 '국보 투수' 출신답게 삼성의 마운드를 다지며 '불펜 야구'의 틀을 짰다. 이후 '지키는 야구'는 삼성의 가장 확실한 무기가 됐다.
▲ 선동열 전 감독.
선 감독에 이어 2011년 데뷔한 류중일 감독은 '삼성 왕조' 시대를 열었다. 부임 첫 해만 해도 '우승 전력'을 물려 받았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이후 지난해까지 사상 최초 통합 4연패를 일궈내고, 올해도 정규시즌에서 1위를 차지하며 감독으로서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꾸준히 정상을 지켜내는 삼성을 통해 류중일 감독의 '소통'과 '믿음'의 리더십도 재조명 받는 중이다.
김재박 전 감독은 1996년 현대의 창단 사령탑을 맡았다. '변화'의 시기였다. 당시 태평양을 인수한 현대는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1995년 7위에 머물렀던 태평양은 김 감독의 지휘 아래 첫 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김재박 감독은 2006년까지 현대를 11시즌 동안 이끌면서 4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냈다.
현역 시절 OB에서 포수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던 조범현 kt 감독과 김경문 NC 감독도 나란히 감독 데뷔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조 감독은 2003년 SK를 맡아 처음으로 사령탑에 올랐다. 당시 조 감독은 '데이터 야구'를 바탕으로 'SK 돌풍'을 일으켰다. 정규시즌 4위를 차지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준플레이오프에서 삼성을 누른 뒤 플레이오프에서도 KIA를 꺾고 파죽지세로 한국시리즈까지 올랐다. 현대와의 한국시리즈에서는 3승4패로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하위권을 전전하던 SK를 단숨에 강팀 반열에 올려놓았다.
2004년 두산 사령탑에 오른 김경문 감독은 2003년 7위에 그쳤던 팀을 3위로 끌어 올렸다. 선 굵은 뚝심과 믿음의 야구로 김 감독의 리더십이 집중 조명되기도 했다. 두산의 '육상부'와 '화수분' 야구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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