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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내린 블랙프라이데이… 현장에선 "효과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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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내린 블랙프라이데이… 현장에선 "효과 글쎄요"

입력
2015.10.1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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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매출 20% 이상↑" 주장에도

참가 업체들 "방문 손님만 늘었다"

전통시장은 "제품 등 경쟁력에 한계"

"벼락치기 행사 준비 아쉬워" 지적도

최경환(맨 오른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마지막날인 14일 서울 신촌의 현대백화점에서 할인 판매하는 가방을 살펴보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최경환(맨 오른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마지막날인 14일 서울 신촌의 현대백화점에서 할인 판매하는 가방을 살펴보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행사가 2주간 일정을 마치고 14일 막을 내렸다. 정부가 내수 진작 및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기획한 이번 행사는 백화점과 마트, 편의점은 물론 전통시장까지 대거 참여한 가운데 열린 국내 첫 대형 할인 행사다. 정부는 행사 기간 참여업체들의 매출이 오르고 소비 심리 회복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참여업체들과 재래시장 등은 제대로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의견이 많아 정부 평가와 엇갈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행사 기간인 1~11일 사이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온라인쇼핑몰 등 92개 업체와 200개 전통시장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백화점, 온라인쇼핑몰, 편의점 등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평균 2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산업부에 따르면 롯데와 현대, 신세계백화점 매출은 전년대비 24.7%, 홈쇼핑과 인터넷 면세점 등 11개 온라인쇼핑몰 매출은 26.7% 늘었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도 매출 신장률이 4.3%였다.

중소기업청 집계에 따르면 전통시장도 블랙프라이데이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행사에 참여한 200개 시장 중 50개 시장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8%가 전년대비 10%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행사에 참여한 업체나 전통시장들이 말하는 블랙프라이데이 체감 효과는 정부측 발표와 차이가 있다. A백화점 고위 관계자는 “행사 기간 입소문을 타고 많은 소비자들이 방문해 집객 효과가 분명히 나타났다”며 “하지만 집객 효과 만큼 매출이 대폭 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다른 백화점 관계자는 “매년 비슷한 시기에 실시한 가을 정기 할인 행사때 매출 신장률이 10%대였다”며 “이번 정부 발표에서 순수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로 증가한 매출을 가려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전통시장의 반응도 달랐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서울의 한 재래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풍선과 현수막을 달고 홍보 행사도 준비했지만 매출이나 방문객 숫자는 평상시와 다를 바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상인회 관계자는 “다양한 제품을 갖춘 백화점에 비해 할인 품목에서 고기나 옷 등으로 한정된 재래시장들이 블랙프라이데이 효과를 보기는 힘든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정부에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매년 정례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번 행사 기간 드러난 문제점들을 바로 잡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업계 안팎에서는 행사 준비에 필요한 시간이 부족했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지적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한달 반 전에 통보를 받고 급하게 행사를 준비하는 바람에 참여 업체나 물량 확보에 애를 먹었다”며 “1년 동안 준비해 체계적으로 진행하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와 비교하면 차이가 클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행사 시기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백화점들은 관광객 유치를 겨냥한다면 중국 명절 연휴인 10월 초 국경절에 맞춰서 실시하는게 좋다는 의견이다. 반면 온라인 쇼핑몰이나 대형마트들은 재고 물량이 모이는 연말이 대규모 할인 행사에 적합하다는 주장을 폈다.

정부측에서도 여러 의견을 종합해 내년 행사 내용을 결정할 방침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이날 서울 창천동 현대백화점 신촌점을 방문해 상인들과 만나 “여러 의견을 수렴해 블랙프라이데이 정례화 시기와 행사기간, 명칭 등을 결정할 것”이라며 “전통시장과 영세업체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지원하고 참여업체도 700개로 늘려 우리의 대표적 연례할인 행사로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허재경기자 ricky@hankookilbo.com

이영창기자 anti092@hankookilbo.com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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