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기적)’ 두산이 별명처럼 극적인 뒤집기 쇼를 연출했다.
두산은 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2-9로 끌려가던 경기를 11-9로 뒤집는 저력을 발휘했다. 특히 5-9까지 따라붙은 뒤 마지막 9회초 공격에서 대거 6점을 뽑는 뒷심으로 치열했던 준플레이오프 시리즈를 3승1패로 마쳤다.
두산은 9회초에 넥센 사이드암 한현희를 상대로 8번 오재원과 9번 김재호가 연속 안타를 치며 무사 1ㆍ2루 기회를 잡았다. 1번 정수빈이 우익수 뜬 공으로 잡혔지만 2루 주자 오재원은 3루에 안착했다. 넥센은 2번 허경민 타석 때 한현희를 내리고 마무리 조상우를 올렸다. 이 때만 하더라도 넥센 쪽에 무게의 추가 실렸으나 허경민이 1타점 좌전 적시타를 치며 분위기는 급격히 뒤바뀌었다.
두산은 계속된 1사 1ㆍ2루 기회에서 대타 오재일카드를 꺼내 들었다. 오재일은 흔들리는 조상우를 상대로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 1루에 걸어나갔다. 점수는 6-9, 1사 만루 상황에서 타석에 선 4번 김현수는 1볼-2스트라이크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우전 안타로 주자 2명을 불러들였다. 그리고 5번 양의지가 1사 1ㆍ3루에서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쳤다. 이 때 좌익수 문우람이 공을 더듬었고, 3루 주자에 이어 1루 주자까지 홈을 밟아 10-9로 역전했다. 양의지는 6번 최주환의 스트라이크 낫아웃 상황에서 득점까지 올렸다.
11-9로 앞선 두산은 9회말에 마무리 이현승을 올렸다. 이현승은 1이닝을 세 타자로 깔끔히 틀어 막고 시리즈를 끝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 2세이브를 거둔 이현승은 준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하는 기쁨도 안았다.
이로써 두산은 플레이오프 티켓을 거머쥐며 정규시즌 2위 NC와 맞붙는다. 플레이오프 1차전은 18일 창원에서 5전3선승제로 펼쳐진다.
반면 다잡은 경기를 놓친 넥센은 필승조가 무너지며 눈물을 쏟았다. 손승락이 1⅓이닝 1실점, 한현희가 ⅔이닝 2실점으로 흔들린 데 이어 마지막 보루 조상우마저 아웃카운트를 단 1개도 잡지 못한 채 4실점(3자책)했다. 3일 휴식 후 선발 등판한 양훈의 6⅓이닝 4실점(3자책) 호투와 함께 포스트시즌 첫 승은 허술한 뒷문 탓에 날아갔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김주희기자 juh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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