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요 경제지표가 연일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저조한 실적을 드러내며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 다음주 발표될 중국 3분기 성장률(연율 기준)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7% 밑으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9일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 상승, 전월 상승률(2.0%)과 시장 전망치(1.8%)를 밑돌았다. 돼지고기, 채소 등의 가격 급등세가 주춤해지면서 식품가격 상승률(2.7%)이 전달보다 1.0%포인트 낮아진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5.9% 하락, 2012년 3월 이래 43개월째 내림세가 이어졌다.
전날 발표된 중국 9월 수입액(달러화 기준)은 전년동월 대비 20.4% 급감했다. 11개월 연속 하락세에 낙폭 또한 시장 예상치(-16.0%)를 뛰어넘었다. 수출 역시 달러화 기준으로 3.7% 줄어들면서 석달째 감소했다. 다만 8월 위안화 평가절하 영향으로 수출 계약이 늘면서 수출 감소폭은 전달(-6.1%) 및 시장예상치(-7.4%)에 비해 줄었다.
중국 내수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들이 줄줄이 악화되면서 이날 한국(-0.47%), 일본(-1.89%) 등 아시아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는 전날에 이어 약세를 보였다. 양자오 홍콩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수입 부진 등으로 부진한 내수세가 확인된 만큼 중국 당국이 확장적인 재정·통화정책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성당 둔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전문가 설문조사 결과 중국 3분기 성장률이 정부의 연간 성장률 목표치인 7%에 미달할 것으로 전망됐다고 보도했다. 중국 분기성장률이 7%를 하회한 것은 2009년 1분기(6.6%)가 마지막으로, 올해 1, 2분기엔 각각 7.0%로 턱걸이를 했다. 블룸버그는 중간값(크기순으로 배열했을 때 중앙에 위치하는 값)을 인용해 중국 3분기 성장률 전망치가 6.8%라고 밝혔지만, 파이낸셜타임스(FT)는 평균값은 이보다 낮은 6.7%였으며 최저치는 6.4%였다고 소개했다. 국제통화기금(6.8%), 세계은행(6.9%)의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보다도 낮은 수치다. FT는 이번 블룸버그 설문에 응답한 전문가 수(26명)가 지난해(54명)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면서 "몇몇 이코노미스트들이 낮은 전망치를 공개하기 꺼려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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